초반 뒤지던 윤석열, 밤 12시33분 개표 절반 넘자마자 '역전'

제20대 대통령선거 개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시작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포인트 미만 우세를 점쳤지만 개표가 시작되자 이 후보가 득표율에서 크게 치고 나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투표함을 먼저 개표하도록 권고한 데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개표가 빠르게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격차가 좁혀졌으며 결국 윤 당선인이 역전했고 이후 우세를 지켰다.

이재명 득표율 63%로 시작

9일 개표가 시작된 지 1시간가량 흐른 오후 9시. 이 후보는 63% 득표를 기록하며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당시 윤 당선인(34%)과의 격차는 29%포인트였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광주, 전남·북의 개표가 빠르게 이뤄진 영향이 컸다. 개표 초반 한때 이 후보가 확보한 표의 절반이 호남표일 정도로 광주, 전남·북의 개표는 빠르게 이뤄졌다. 특히 전남의 경우 10일 0시 기준 개표율이 60.23%로, 전국 평균 개표율(37.99%)을 크게 웃돌았다. 이 후보는 전남에서 개표 초반부터 87% 안팎의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광주와 전북 상황도 비슷했다. 이 후보가 개표 초반 기세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전국적으로 사전투표함이 먼저 개표된 영향도 컸다. 통상 사전투표는 여권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개표 흐름도 이런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예컨대 이 후보는 10일 0시 전까지 서울에서 50% 이상 득표율을 올리며 1위를 달렸다.

격차는 빠르게 줄어

시간이 흐르면서 이 후보와 윤 당선인의 득표 격차는 빠르게 좁혀졌다. 개표가 4.08% 이뤄진 9일 오후 10시 이 후보(51.69%)와 윤 당선인(45.21%)의 득표율 격차는 6.48%포인트로 한 시간 전과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오후 10시30분 개표가 8.81% 진행된 상황에서 이 후보(50.12%)는 가까스로 득표율 50%대를 지켰다. 이 시각 윤 당선인의 득표율은 46.68%로 이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오후 11시 개표율 20% 상황에서 이 후보의 득표율은 40%대로 내려앉았다. 이 후보 49.97%, 윤 당선인 46.81%로 두 후보의 격차는 3.16%포인트로 나타났다.

개표가 중반으로 접어들자 윤 당선인은 뒷심을 발휘했다. 10일 0시 개표가 37.99% 이뤄진 상황에서 이 후보는 48.81%, 윤 당선인은 47.84%의 득표를 올렸다. 격차는 0.97%포인트에 불과했다. 이 시각 윤 당선인은 서울에서 근소한 차로 이 후보에게 역전했다.

尹, 개표 4시간 만에 역전

윤 당선인은 1분 단위로 이 후보를 쫓아가면서 결국에는 역전했다. 윤 당선인은 0시30분 0.01%포인트 차이까지 이 후보를 따라잡았다. 0시32분에는 이 후보와 윤 당선인의 득표율이 48.29%로 동률을 기록했다. 불과 1분 뒤인 0시33분 윤 후보는 득표율 48.62%로, 이 후보(48.32%)를 앞질렀다. 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4시간20여분 만이다. 이 시각 전국 평균 개표율은 51.49%였다. 이후 윤 당선인은 우세를 유지했다.

10일 오전 2시20분 86.28% 개표율 기준으로 윤 당선인은 48.66%로 1위를 지켰다. 이 후보는 47.75%였다. 두 후보의 표차는 26만 표가 조금 넘었다.

조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