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지역갈등 넘어 미래만 생각하게 해달라"

입력 2022-03-10 05:00  

9일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소중한 한 표를 던진 20대 청년들은 새 대통령에게 집값 안정, 일자리 확대 등 자신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한목소리로 바랐다. ‘편가르기 정치’에서 벗어나 국가의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20대 청년 유권자들은 무엇보다 ‘먹고사는’ 문제에 관심이 쏠려 있었다. 특히 주거 안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날 서울 홍제1동 제1투표소(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에서 만난 김모씨(22)는 “전용면적 84㎡짜리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10억원을 넘는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서울에서 살 수 있을지 막막한 생각만 든다”며 “청년들도 ‘내 집 마련’을 꿈꿀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학생 윤모씨(23)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청년들의 월세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며 “월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자리 확대에도 관심이 많았다. 취업준비생 성모씨(28)는 “갈수록 기업 채용이 줄어드는 상황이라 취업 걱정이 크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올해 첫 대통령선거에 참여한 대학생 노치윤 씨(24)는 “소상공인이나 청년처럼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더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저출산, 국가재정 건전화 등 국가의 미래를 가로막는 문제를 직시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서울 중림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한 윤모씨(28)는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줬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경력 단절 없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육아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 성산1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이모씨(27)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여야 가릴 것 없이 현금을 뿌리겠다고 하지만, 그 부담은 결국 지금의 20대에게 돌아온다”며 “국가 위기를 진단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구 감소, 지방 소멸, 기후 위기 등 여러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정 사회’ ‘갈등 해결’에 대한 열망도 강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대학생 전모씨(25)는 “학연, 지연, 집안 배경 등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서울 정릉2동 제1투표소(성북아동청소년센터)에서 투표한 신혜인 씨(29)는 “갈라치기 없는 정치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양모씨(23)는 “새 대통령은 젠더, 세대, 지역 갈등을 뛰어넘어 한국 사회를 통합해 국가 미래만 생각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양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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