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정책의 패러다임이 확산 억제에 따른 확진자 수 감소 중심에서 확산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정책 기조 변경에 따른 리오프닝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는 소비심리가 개선된다는 점도 리오프닝주에 긍정적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신세계는 1.81%, 호텔신라는 3.66%, 현대백화점은 0.27% 상승률을 기록했다. 3월 봄바람이 불면서 쇼핑 열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가장 큰 수혜를 본 곳은 백화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위드코로나 기대감과 맞물려 되살아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34만2446명 늘어 누적 521만2118명을 기록했다.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지 2년 1개월여 만에 누적확진자가 5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달 중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방역정책의 패러다임은 팬데믹에서 엔데믹 관리 체계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국내의 경우 이달 1일부터 방역패스를 잠정 중단, 4월 1일 시행 예정이었던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도 취소했다. 지난 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인원제한은 6인, 영업시간은 밤 11시로 조정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시대를 지나면서 소비의 중심 세대 축의 이동, 품목의 교체 현상을 겪는 상황에서 리오프닝은 이에 관련한 품목의 수요를 더욱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해외 소비가 제한적인 상황임을 고려할 때 백화점의 수혜도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나타난 소비의 변화는 품목에서 크게 나타난다. 2020년 처음 팬데믹 상황에 직면했을 때는 실내에 거주하는 시간이 크게 늘면서 가구와 가전의 교체 수요가 증가했다.
그러나 코로나 2년차였던 2021년에는 외부 활동이 증가하면서 전년도 소비를 크게 줄였던 품목으로 소비가 자연스럽게 대폭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의복과 신발 및 가방 품목에 해당한다. 가전, 가구 품목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 수요가 1년만에 눈에 띄게 둔화하는 반면 의복, 신발 및 가방 품목은 폭발적인 수요 증가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소비 품목의 변화는 이른바 MZ(밀레니얼+Z)세대의 소비 트렌드와도 일맥 상통하는 내용이다. 소비의 주요 세력이 40-50대에서 20-30대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들 젊은 소비자층이 시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2020년 통계청 기준 MZ세대(1982~2011년생) 비중은 총 인구의 36.4%로 X세대(1962~1981년생) 32.4%, 베이비부머 세대(1947~61년생) 16.7%를 합산한 비중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또한 동일 기간 기준 MZ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60.4%로 X세대의 경제활동 참가율 77.8%를 하회한다.
그러나 Z세대가 경제활동 인구로 편입되고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맞물리면서 향후 MZ세대가 가장 높은 소비 잠재력을 보유한 세대가 될 전망이다. 또한 MZ세대는 인터넷, 모바일 등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로 각종 SNS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각종 유행과 열풍이 만들어지고 있어 소비 시장에서는 이미 MZ세대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소비 집단으로 정의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된 것 또한 국내 소비 심리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앞선 2002년, 2007년, 2012년, 2017년의 네차례 대선을 살펴보면 카드 사태(2003년)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2008년)와 같이 큰 경기 충격을 겪었던 시기를 제외하고 대선 직후 6개월간 소비심리가 회복됐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는 다소 복잡한 국제 정세와 금융 환경 속에서 출범한다는 점에서 정책 기대감이 얼마나 소비를 얼마나 자극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새 정부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재정 지출을 확대하려는 기존 정부의 정책 방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고 임기 내 지지율이 집권 초기가 가장 높은 점 등을 고려하면 정부 출범은 소비 심리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리오프닝 관련 추천주로 신세계, 현대백화점을 제시했다. 명품을 비롯한 고가의 소비재를 주로 유통하는 백화점의 경우 가격 인상에 수요가 비탄력적인 특징이 있다. 게다가 국내 소비 여력이 큰 상황에서 사치품들의 가격 인상 러쉬로 백화점의 구매단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연구원은 "국내 소비는 올 상반기까지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세계는 경쟁사 대비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백화점 사업자 중 이익 개선 모멘텀이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며 "현대백화점은 코로나 상황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고가 소비재, 의류 구매가 증가하면서 대형 점포의 트래픽이 더 집중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난 해 신규 출점한 '더현대 서울점'의 출점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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