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경영'을 하던 CJ제일제당에서 노동조합 결성 움직임이 나타났다. MZ(밀레니얼+Z)세대 직원들 유입과 함께 1953년 설립 후 이어지던 무노조 경영 기조가 바뀔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일부 직원은 노조 집행부를 만들고 카카오 채널 계정을 개설했다.
집행부 측은 카카오 채널을 통해 직원에게 가입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카카오톡 채널 안내문에서 집행부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식품산업노련)을 상급 단체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가입 대상에 대해 집행부 측은 "등기임원을 제외한 CJ제일제당 법인 임직원 모두 노조 가입 가능하다. 다른 법인의 CJ그룹 계열사의 경우 필요하면 한국노총과 연결해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노조 가입자에 대한 익명성도 약속했다. 집행부 측은 "현재 운영방침으로는 가입자 본인이 가입 여부를 발설하기 전에는 사측에서 가입 여부를 알 수 없다"며 "집행부 내에서도 특정 인원을 제외하면 가입자를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노조비는 1인당 2만원을 책정했고, 익명성 보장을 위해 노조비는 CMS 자동이체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당 노조 집행부는 고용노동부 측에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에선 2018년 SK하이닉스기술사무직지회를 시작으로 MZ세대 중심의 대기업 사무직 노조가 줄을 이은 데 따른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LG전자, 현대자동차, 금호타이어, 카카오뱅크, 한글과컴퓨터 등에서 MZ세대가 중심이 된 사무직 노조가 들어선 바 있다.
그동안 무노조 경영 기조를 이어온 CJ제일제당에서도 MZ세대를 주축으로 한 노조 설립 움직임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노조 집행부는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가입자 모집 소식을 알리고 있다. 익명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CJ제일제당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소개한 글쓴이는 "CJ제일제당에서 많은 분이 바라셨지만 아무도 가지 못했던 노동조합의 길을 가보려 한다"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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