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당선인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책임의 화살을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에게 돌렸다.
친여 성향의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0일 심 후보에 대한 원색적인 비판을 담은 글이 쏟아졌다. 심 후보가 대선을 완주한 탓에 여권 성향 지지자들의 표가 분산됐고, 이 후보의 대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게 이유였다.
이들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대선 패배의 원흉이 아니다. 심상정이 더 나쁘다", "윤석열 당선의 1등 공신은 심상정", "심상정이 포기했으면 대선에서 분명 승리할 수 있었다"라며 이 후보의 패배 책임을 심 후보에게 돌렸다.
반면 해당 커뮤니티에는 "패배하니 남을 탓하기 바쁘다", "윤석열을 키운 건 심상정이 아닌 민주당", "대선 결과가 나왔으니 이제는 수용해야 한다"며 심 후보를 향한 비판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일부 존재했다. 이 후보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겸허히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심 후보를 비판하는 모습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심 후보는 대선 TV 토론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전방위 공격을 펼치면서 소신투표를 호소했다. 이 후보에게 불거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번 대선에서 심 후보는 2.37%(80만3358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심 후보는 이날 0시 30분께 정의당 개표 상황실에서 "저조한 성적표가 솔직히 아쉽지만, 저와 정의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인만큼 겸허히 받들겠다"라며 "(선거 기간) 지지율이나 유불리에 연연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 그리고 정의당의 역할에 대해 소신과 책임을 지고 말씀을 드렸다"라며 대선과 관련된 입장을 발표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이재명이 부족해 패배한 것이다. 우리 선대위, 당원, 지지자 여러분은 지지 않았다"라며 "여러분은 최선을 다했고, 또 성과를 냈지만, 이재명이 부족한 0.7%를 채우지 못해 진 것"이라며 대선 결과에 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국민의 위대함을 언제나 믿는다. 지금의 선택도 국민 집단지성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차기 정부가 국민을 보살피고, 뜻을 존중하고 역사의 흐름에 순응하면서 성공한 정부·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당선인은 48.56%(1639만4815표), 이 후보는 47.83%(1614만7738표)를 얻으며 불과 0.73%포인트의 격차로 희비가 엇갈렸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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