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늘었다"…코로나 이후 일자리 '950% 폭증'한 직업

입력 2022-03-13 07:05   수정 2022-03-13 15:20



대리운전, 공연예술, 택시·버스 업종에서 일할 직원을 뽑는 일자리·구인공고가 코로나19 전인 2019년에 비해 10개 중 8개 꼴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청소·미화, 베이비시터, 가사도우미 알바는 되레 구인공고가 최대 950%까지 폭증해 코로나19 '무풍지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산업별 일자리 변화가 포스트코로나19시대의 뉴노멀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리운전, 열에 여덟꼴로 일자리 감소
국내 최대 취업전문포털 알바천국은 13일 한국경제신문의 의뢰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알바천국에 올라온 전체 구인공고 숫자를 업종별로 분석했다. 구인공고 숫자는 업황을 분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치라는 게 알바천국의 설명이다.

분석결과 2019년 대비 2021년 공고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조명·음향 업종'이었으며, 2019년에 비해 무려 80.2%가 급감했다. 일자리 열개 중 여덟개가 사라진 셈이다. 2020년에도 전년 대비 이미 77.5%가 줄어들었고 여전히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조명·음향 업종은 예술이나 공연, 유흥 업종에서 주로 쓰이는 설비를 담당하는 업무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는 게 알바천국 측의 설명이다.


대리운전·일반운전 분야도 2019년에 비해 지난해 -77.8%를 기록하면서 감소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업시간 제한, 재택근무 실시 등의 영향으로 약속이나 회식자리가 급감한 탓이다. 비슷한 이유로 택시와 버스 운전기사 공고도 무려 67.4%가 줄어들었다. 그 외에 전기전자가스(-67.7%), 자격증과 기술학원강사(-62.8%), 헤어미용·네일관리(-59.4%) 순으로 감소율이 높았다.

코로나19 전염 우려에 따라 노래방과 찜질방(사우나·스파)도 각각 52.5%, 51.6% 감소율을 기록했다. 대면 업무의 경우 고객들이 회피하거나 코로나19 이후로 미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일자리마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청소·미화, 베이비시터는 '무풍지대'
반대로 가장 많이 구인 공고가 늘어난 업종은 청소·미화업종이었다. 2019년 대비해 무려 951.1%의 증가율을 보였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2020년 조차 2019년 대비 52.1%가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필수인력이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자유로웠다는 평가다.

베이비시터와 가사도우미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2019년에 비해 무려 365.9%의 증가율을 보였다. 대면업종임에도 불구하고 집안 가사나 아기 돌봄에는 사람을 쓰는게 필수적이라는 트렌드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대체인력 구인 공고의 비중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업종에 비하면 일자리 자체가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배달, 유통이나 물류업종의 증가세도 눈에 띄었다. 배달의 경우 2019년 대비 114%나 증가한 수치로 나타났으며, 입출고나 창고관리(112.0%), 상하차·소화물분류(107.9%)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웰빙 바람을 타고 레저스포츠 강사(93.3%) 등 레이크레이션 관련 인력 공고도 급격히 증가해 포스트코로나19의 소비 활성화를 기대하는 사회적 흐름을 엿볼 수 있었다. 농수산·청과·축산(58.0%)도 순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어려움 겪었지만 회복세 "뷰티, 예체능, 생필품·소비재"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고 수가 크게 감소했지만 기사회생한 직종도 있었다. 뷰티·헬스스토어 같은 경우 2019년대비 2020년에 무려 65.4%나 공고 수가 줄어들었지만, 2021년에는 2019년 대비 121.9%나 증가하는 회복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예체능 강사도 2019년에 대비 2020년에 -47.4%를 기록했지만, 2021년에는 2019년 대비 62.3%가 늘어났다. 방역제한 조치 완화 등으로 사람들이 외부 활동, 여가 활동을 점점 늘리는 추세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의류잡화매장, 패밀리레스토랑도 2019년 대비 2020년에 구인공고수가 각각 -51.7%, -51.9%를 기록했지만, 2021년에는 2019년보다 공고 수가 조금 늘어나는 등 코로나19 이전으로의 회복세를 보였다.

그 밖에도 주유·세차, 베이커리도넛, 일반음식점, 패스트푸드,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 자리의 구인도 2019년 대비 2020년 -18%에서 -38% 사이의 감소율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2019년 수준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구인공고 숫자가 회복세를 보였다.

알바천국은 "생활밀착형 필수 업종 및 온라인·비대면 위주 직종에서 구인공고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반면 연속적으로 공고 수가 감소하는 업종은 대면 필수 분야와 방역 정책 완화에도 개선이 어려운 경우"라고 분석했다.

다만 구인구직 공고에 비해 알바 지원량은 증가세가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알바천국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 및 방역체계 전환, 대학가 전면 대면수업 재개 등으로 인해 알바 구인구직이 활성화된 반면, 알바 지원량은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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