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참전한다. 개인별 유전자 정보에 기반한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비롯해 L포인트와 연계한 건강 관리 프로그램이 핵심 서비스다. 2030년 45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국내 헬스케어 시장에는 신세계, CJ, 네이버, 카카오 등도 뛰어든 상태다.
롯데지주는 10일 이사회를 열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출자금은 700억원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국내외 건기식 업체, 유전자 데이터 분석 업체 등에 대한 인수합병(M&A) 및 지분 투자가 조만간 진행될 것”이라며 “초기 출자금 외에 추가 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신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8월 지주 경영혁신실에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만들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바이오 분야도 자회사를 조만간 설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설 롯데헬스케어는 상반기에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을 선보인다. ‘내 몸을 정확히 이해하는 새로운 건강 생활’ 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L포인트와 연계한 보상 프로그램을 비롯해 롯데쇼핑 등 커머스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롯데그룹 내 역할 분담은 롯데정보통신이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과·푸드·칠성음료 등 식음료 계열사에서 건기식 제조 및 유통을 맡아왔다. 앞으로 롯데헬스케어가 주축이 돼 흩어져 있는 그룹 역량을 통합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2018년 서울아산병원과 제휴한 데 이어 지난해 말 헬스케어 CIC(사내독립기업)를 신설했으며 네이버도 2017년부터 제약회사, 대형병원과 협력 관계를 맺으며 꾸준히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롯데를 비롯해 대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눈독을 들인 이유는 플랫폼 비즈니스가 아직 침투하지 못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개인 의료 정보 활용 관련 규제가 장애물이 되고 있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롯데는 쇼핑, 화학, 식품, 호텔, 엔터테인먼트, 정보기술(IT), 물류 등 산업 전반에 진출해 있지만 아직 그룹을 대표할 만한 플랫폼을 갖추지 못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호텔이 추진하고 있는 실버타운 사업과도 연계할 것”이라며 “실버타운에서 제공한 입주자 시설 활용, 활동량 정보를 더해 차별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롯데지주는 헬스케어 자회사의 해외 진출 계획도 밝혔다. 지주 관계자는 “가정용 의료 기기와 개인 유전자 NFT(대체불가능토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며 “온라인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는 오프라인 센터를 만들어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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