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에서 오랜 시간 사랑 받은 브랜드들이 화장품으로 변모해 홈쇼핑 채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제약사들이 기술력과 브랜드를 토대로 '더마코스메틱(의약 성분을 첨가한 기능성 화장품)' 사업에 힘을 쏟고 나선 결과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자회사 태극제약이 기미 관리 전문 화장품 브랜드로 2019년 4월 선보인 'TG도미나스'는 홈쇼핑 데뷔 후 누적 매출 550억원을 올렸다.
태극제약이 60년 넘게 일반의약품 기미 치료 외용제 '도미나크림'으로 쌓은 대중적 인지도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TG도미나스 크림은 태극제약이 독자 개발한 성분 '브라이트닝 퀴논 콤플렉스'를 함유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중년배우 양미경을 내세워 기미와 함께 미백과 주름 관리에 초점을 맞춘 화장품으로 홍보하고 있다. 홈쇼핑에서도 도미나크림의 주요 소비자인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공략에 나선 모습. 과거 태극제약은 도미나크림 광고 카피로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기미, 주근깨엔 도미나크림'을 내세울 만큼 중장년층 여성 소비자가 주 고객이었다.
태극제약 관계자는 "출시 후 2년10개월간 TG도미나스 크림 누적 판매량이 145만여 통, 재구매자는 7만5000여 명에 이른다"며 "크림의 인기에 힘입어 상품군을 앰플, 멀티밤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처 치료제로 잘 알려진 후시딘과 마데카솔 연고의 후광을 입은 화장품도 홈쇼핑에서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동화제약은 지난해 10월 '후시드 크림'을 선보여 5개월 만에 60억원이 넘는 판매액을 기록했다. 후시드 크림은 후시딘 성분과 동일 유래 성분을 보유한 마이크로바이옴 소재의 더마코스메틱 제품이다. GS홈쇼핑에서 지난해 10월 첫 선을 보여 올해 2월까지 15회 방송에 걸쳐 54만개 팔였다. 판매액 기준으로는 누적 6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한 발 앞서 홈쇼핑에서 성공을 거둔 곳은 동국제약이다. 마데카솔 성분을 바탕으로 한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2015년 선보여 대표 제품 '마데카 크림'이 히트를 쳤다. 그 결과 센텔리안24는 단일 브랜드 매출이 2018년 500억원(534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0년에는 1000억원(1054억원)도 넘었다. 매출이 연평균 44%씩 성장한 결과다.
이밖에 동아제약은 2019년 '파티온'을 론칭했다. 동아제약의 독자 성분 헤파린 RX 콤플렉스를 함유한 제품으로 흉터 연고인 노스카나겔의 모델을 맡던 배우 혜리가 광고모델을 맡았다.
이러한 트렌드는 더마코스메틱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칸타에 따르면 2017년 5000억원 규모였던 더마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원 규모로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K뷰티의 성공을 본 제약사들이 제품력을 기반으로 한 더마코스메틱에 투자하면서 꾸준히 관련 브랜드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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