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대선 패배에 따른 수습책을 논의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이날 총회 후 기자들을 만나 “이번주 일요일까지 비대위 구성을 마치고 월요일부터는 완전체 비대위로 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고, 원내대표였던 윤 위원장이 차기 전당대회가 열리는 오는 8월까지 비대위를 이끄는 것으로 결정됐다.
원내대표였던 윤 위원장에게 차기 당대표 선거 전까지 당을 수습할 책임을 맡긴 것은 임박한 지방선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존 지도부가 아닌 인물을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선거를 고려해 ‘안정적인 수습’이 우선이라는 데 힘이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0.73%포인트에 불과했다는 점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윤 위원장은 “(당 재정비에) 집단지성이 발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후임 원내대표는 콘클라베(교황 선출 방식) 형식으로 선출하기로 했다. 윤 위원장은 “의원들의 입후보 없이 172명의 국회의원이 자신이 희망하는 원내대표 후보를 적어내고, 투표를 거듭해 재석 의원 3분의 2(이상으)로부터 신임을 받는 의원이 원내대표로 결정되는 방식”이라며 “입후보가 이뤄지면 선거운동 과정에서 의원들의 편이 나눠질 수 있어 민주당이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과 괴리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의총에선 더 강한 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새로운 수혈이 있어야 낡은 정치권이 깨질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여의도가 폭파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은 “패배 원인을 찾아서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기다리는 것은 패배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분간 당내 노선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존 주류였던 친문(친문재인) 진영과 대선을 치르며 신주류로 떠오른 이재명계 간 힘겨루기도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놓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 탓이 컸다’는 측(이재명계)과 ‘이 후보의 개인적 결점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측(친문 진영) 간 의견이 갈릴 수 있다.
고은이/전범진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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