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2030 여성 표심에 대한 해석이 갈리고 있습니다. 2030 여성이 막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결집해 국민의힘을 심판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역대 보수 대선 후보 중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30 여성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과거 대선 결과를 살펴보았습니다. 역대 선거에서 2030 여성은 진보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18대 대선에서 당선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20대 여성에서 30.6%의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30대 여성은 34.7%였습니다.
반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는 20대 여성 69.0%, 30대 여성 65.1%를 기록하는 등 2030 여성에서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습니다.
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2030 여성으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당시 출구조사에서는 세대별·성별 예측 득표율이 집계되지 않았는데, 대선 직전 한국갤럽이 조사한 예측 득표율 결과, 문 대통령은 20대 여성에서 56.0%, 30대 여성에서 59.0%의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에서 각 8%,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각각 11%와 16%를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 대선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0·30대 여성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예측 득표율을 앞섰습니다. 하지만 이 후보는 2030 여성층에서 역대 진보 후보 가운데 예상 득표율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대로 윤 당선인은 역대 보수 후보 중 2030 여성의 표를 가장 많이 얻었습니다.
이 후보는 20대 여성에서 58.0%, 30대 여성에서 49.7%를 각각 득표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인 30대 여성에서 예측 득표율 50%가 붕괴한 것은 이 후보가 처음입니다.
지난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 결과와 비교해도 2030 여성의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했습니다. 당시 출구조사 결과 20대 여성은 63.6%, 30대 여성은 64.3%로 각각 민주당 후보에 투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당선인은 20대 여성 33.8%, 30대 여성 43.8%로 나타났습니다. 30대 여성에서는 이 후보와의 차이가 5.9%포인트에 그치는 등 한 자릿수로 따라잡았습니다. 21대 총선보다 20대 여성(25.1%)과 30대 여성(26.5%)에서 예상 득표율이 10%포인트 이상 올라간 겁니다.
숫자로만 보면 20·30대 여성은 원래 진보성향이 강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일부 철회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당에서는 2030 남성과 일부 여성이 등을 돌린 것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고도 지지 않은 선거", "의미 있는 결과" 등의 자화자찬을 쏟아내는 중입니다.
선거에서 패배하고도 반성이 없다면 민심을 다시 얻을 수 있을까요? 지방선거까지 80일 남았습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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