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정책공약집을 통해 인공지능(AI) 반도체·로봇, 양자(퀀텀), 탄소중립, 항공우주, 바이오헬스를 ‘5대 메가테크’로 규정하고 이를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초격차·초연결·AI 혁신으로 과학기술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도 했다. 증권가에선 정부가 육성할 5대 메가테크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삼성전자는 AI반도체 기술에서도 앞서나간다는 평가다. 이 회사 연구진은 지난 1월 자기저항메모리(MRAM) 기반 인-메모리(In-Memory) 컴퓨팅을 세계 최초로 구현하고, 이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했다. MRAM을 기반으로 한 인-메모리 컴퓨팅의 작동 방식은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과 매우 유사해 AI반도체에 가장 가까운 기술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 역시 AI반도체 관련주로 묶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SK텔레콤, SK스퀘어와 공동 투자해 미국에 AI반도체 기업인 사피온을 설립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미국의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다. 현대차는 평지에선 네 바퀴로 다니다 험지에선 네 다리로 걷는 변신 로봇 ‘타이거’를 작년 2월 공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네이버의 비상장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국내 최고의 AI 기술을 보유한 회사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방산업체인 LIG넥스원도 최근 초소형 지상로봇 통제기술 개발에 착수하는 등 로봇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양자 관련주로 분류된다. SK텔레콤은 2018년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 IDQ를 인수했다. KT는 독자 개발한 양자암호통신 서비스 품질평가 기준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국제 표준 승인을 받았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안에 양자내성암호 전용회선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항공우주 분야의 대표적 관련주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등이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다. 김 부문장은 한화그룹의 우주사업 종합상황실인 ‘스페이스허브’까지 지휘할 정도로 이 분야에 애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이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긴 했지만 신재생에너지 육성 역시 공약집을 통해 약속했다. 씨에스윈드, 한화솔루션, OCI 등 풍력이나 태양광 관련주도 여전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수소산업 역시 탄소중립에 포함된다. 효성첨단소재, 두산퓨얼셀 등이 대표적인 수소 관련주다.
바이오헬스도 윤 당선인이 공약한 5대 메가테크에 들어갔다. 셀트리온, 녹십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레고켐바이오, SK바이오팜 등이 기술력을 보유한 바이오 관련주다.
윤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5대 메가테크 외에 암호화폐,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등 새롭게 떠오른 분야의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암호화폐 투자 수익은 500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메타버스 활성화 지원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게임 업체와 플랫폼 기업이 수혜주로 분류된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정책 수혜 섹터의 초과 성과는 정권 초기에 한정되는 경우도 있었다”며 “글로벌 수요와 기술 변화에 부합하는 산업이 진짜 주도주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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