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나면 오르는 연어값…"모둠회서 뺀다"

입력 2022-03-13 17:45   수정 2022-03-21 15:20


경기 광명시 하안동에 있는 한 연어전문점은 최근 임시휴업을 결정했다. 장사를 할 수 없을 만큼 연어 가격이 폭등해서다. 횟집들은 모둠회에서 연어를 빼고 있다. 인천의 한 연어수입업체 대표는 “수입량은 평소의 30% 수준이고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50% 올랐다”며 “항공운임이 매일 올라 오늘 들어온 연어와 내일 들어오는 연어 가격이 ㎏당 5000원씩 벌어진다”고 말했다.

수입 농수산물 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고환율, 고유가 사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망고, 청포도, 오렌지, 파인애플 등의 수입 과일 가격은 작년 말보다 10~20%가량 올랐다.
“킹크랩 사먹기 겁나요”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망고, 오렌지, 파인애플 등 수입과일의 13일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10% 이상 올랐다. A 대형마트에서 수입 망고 1개 가격은 519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100원)보다 26.6% 뛰었다. 칠레산 청포도 가격도 1년 만에 20.2%, 미국산 오렌지는 18.2% 상승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환율과 유가 상승으로 물류비가 뛴 데다 코로나19와 전쟁으로 농산물을 보관할 냉장 컨테이너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지난해부터 수입과일 가격이 오르다 최근 상승폭이 가팔라졌다”고 말했다.

러시아산이거나 러시아 항공을 경유하는 수산물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 수산물가격정보에 따르면 3월 첫째주 기준 킹크랩 가격은 한 달 전보다 22.8% 상승했다. 킹크랩은 수입 러시아산이 국내 유통 물량의 약 90%를 차지한다. 러시아 경유 항공편을 통해 국내에 수입되는 노르웨이산 연어 가격도 같은 기간 18.9% 올랐다. 러시아가 자국 영공을 막자 항공기들이 우회해 들어오며 운임이 급등했다. 수산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 전 ㎏당 2500원 수준이던 연어 항공 운임은 현재 8000원대까지 올랐다.
밀 가격, 인플레이션 뇌관되나
식품업계는 치솟는 밀 가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약 30%를 차지한다. 국내 제분업체들은 3~6개월 밀 선물 계약을 맺기 때문에 당장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산과 호주산으로 수입처가 다변화돼 있는 것도 타격을 줄이는 원인이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밀 가격이 오르면 미국·호주산 밀 가격도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높아 식품업체들은 전쟁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에서 제과사업을 하고 있는 오리온은 만일에 대비해 한국과 중국, 러시아 3개 법인이 원재료 수급을 공조하는 ‘컨틴전시 플랜’을 세웠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제 곡물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올해 상반기께 꺾일 줄 알았는데 예상을 벗어났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질 경우를 대비해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등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은 수입 농수산물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 산지와 운송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망고와 체리 등의 항공운송을 늘렸다. 이 품목들은 주로 해상으로 운송된다. 신선도가 중요한 망고 운송기간이 1주일 이상 늘어나자 이마트는 항공운송 비중을 기존 10~20%에서 40% 수준까지 늘렸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국산 오렌지는 생산자와 직거래해 중간 마진을 줄였고 키위는 뉴질랜드 기업 제스프리 키위와 협의해 한국 전용선을 도입했다”며 “킹크랩 등 수산물도 노르웨이, 캐나다 등 대체 산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박종관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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