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항공사가 선보인 '기내식 카페'가 10개월간 1만개 넘는 기내식을 판매하고 운영을 종료한다. 해외여행이 사실상 막힌 가운데 여행 기분을 내려는 소비자들의 호응이 상당했다는 평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승무원이 실제 참여한 기내식 카페 '여행맛'(여행의 행복을 맛보다)의 운영을 지난달로 마쳤다. 여행맛은 코로나19로 여행이 어려운 시기에 객실 승무원이 직접 기내식과 음료를 제공해 지상에서 기내식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지난해 4월28일 AK&홍대에 첫 점포를 연 제주항공은 당초 3개월가량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반응이 좋아 운영 기간을 늘렸다. 2호점과 3호점을 각각 AK플라자 분당점과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에 추가로 냈다.
특히 여행맛 3호점은 1·2호점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해 기내식과 음료, 기념품 판매 외에도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실제 비행기 좌석을 채택했고 제주항공의 어린이 대상 항공안전체험 프로그램 '항공안전체험교실'과 성인과 어린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객실승무원 직업체험', '유니폼 체험존' 등을 선보였다.
이같이 매장 3곳에서 10개월간 판매된 기내식은 1만700개에 달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승무원들이 실제 비행할 때 먹는 '승무원 기내식'였다. 전체 판매 기내식의 33.6%에 달했다. 방문객은 총 3만9300여명으로 하루 평균 130여명꼴로 매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사실상 해외여행길이 막히자 지상에서 기내식을 선보인 항공사는 제주항공뿐은 아니다. 또다른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는 2020년 12월 기내식 콘셉트의 냉장 가정간편식(HMR) 상품인 '지니키친 더리얼'을 선보여 한 달여 만에 1만개 넘게 판매한 바 있다. 현재는 리뉴얼을 위해 지난달부터 판매를 임시 중단한 상태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기내식 도시락이 줄을 이었다. CU, GS25, 이마트24 등 편의점이 기내식 콘셉트의 도시락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여행맛은 여행의 즐거움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던 특별한 공간"이라며 "이제는 기내에서 탑승객으로 고객을 만날 날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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