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문재인 정부의 '인사 알박기' 논란에 대해 "5월9일까지는 문재인 정부 임기"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윤석열 당선인측에서 인사 합의를 요청했는지 여부와 임기말 '낙하산 인사'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인수위 측에서 공기업 인사 협의 요청이 있었는지는 알고 있지 않다"며 "5월9일까지는 문재인 정부 임기고 인사권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 우려와 관련해 "현 정부 안에서 필수 불가결한 인사가 진행돼야 할 사안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꼭 필요한 인사의 경우 저희와 함께 협의를 진행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업무 인수인계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저희 입장이 현 정부(의 인사)와 같이 병행되기를 희망한다"며 "(현 정부와의) 상호 협의와 함께, 업무 인수인계를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잘 협조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장금융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이사선임의 건과 대표이사선임의 건 등이 안건으로 올리려다 보류됐다. 당초 이사선임의 건엔 이달 초 신임 대표 후보로 면접을 본 허성무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CIO)이 이름으로 올라가 있었다. 이어 대표이사 선임의 건에도 허 본부장이 올라 있었다. 사실상 허 본부장이 대표로 사장추천위원회가 결정한 뒤 이사로 선임하고 대표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절차였다. 주총 안건에 넣으려고 했던 김영규 사외이사의 연임 안건도 함께 미뤄졌다.
이날 새 대표 선임 안건이 미뤄진 건 윤 대통령 당선인 측 인사들이 성기홍 성장금융 대표를 비롯해 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 등에게 전달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위 인사들이 정책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곳인데 새 정부의 철학도 반영돼야 하고, 정부가 곧 바뀌는 상황에서 새 대표 선임을 강행하는 게 사리에 맞냐고 지적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성기홍 대표가 이사회 전 이사들에게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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