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공 막혀 '한숨'…유럽·미국 노선 1~3시간 더 걸려

입력 2022-03-15 19:0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 항공사들이 줄줄이 러시아 영공을 피해 우회 항로를 택하거나 여객 노선을 일시 중단했다. 유럽이나 미국 노선의 경우 비행시간이 지역에 따라 1~3시간가량 늘어나게 됐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인천~러시아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의 여객기 운항을 다음달 말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또한 러시아 영공을 지나가는 유럽 노선과 미주 동부발(發) 노선 항공편은 안전을 고려해 우회 항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유럽의 경우 인천~런던·파리·암스테르담·프랑크푸르트 등이 해당한다. 미주 노선의 경우 미국 뉴욕·애틀랜타·워싱턴·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인천 등이다.

앞서 대한항공이 지난 10일부터 인천~모스크바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기간을 연장하고 관련 적용 노선도 확대하고 나선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인천~런던·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노선과 인천~뉴욕 등 미주 노선 운항 시 러시아 영공을 피해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은 다음달 15일까지 인천~블라디보스토크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이 기간 매주 토요일 총 6편이 결항된다.

에어부산은 “승객 안전이 우려되고 현지 공항의 안정적 운영을 담보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운항을 중단하게 됐다”며 “향후 상황을 주시하면서 운항 재개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영공을 피하는 우회 항로 이용 노선은 시간 연장이 불가피해 탑승객 불편이 예상된다. 인천발 유럽 노선의 항공편 운항 시간은 편도 기준 1시간30분~2시간45분가량 늘어날 것으로 대한항공은 예상했다.

미주 동부 노선의 경우 기존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대신 알래스카 태평양을 통과해 기존보다 편도 기준 1시간~1시간40분 정도 비행시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우회 항로 이용으로 항공사도 속앓이 하게 됐다. 운항 거리와 시간 연장에 따른 비용 증가뿐 아니라 공항 이·착륙 일정 조정, 일부 노선의 경우 항공기 변경 등의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국제 유가(WTI)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상태에서 비용 증가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유가 상승은 항공유 가격 부담으로 직결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경제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안전 등의 우려를 감안해 러시아 영공 통과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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