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인선이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윤 당선인과 인수위원들 간에 과거 ‘악연’이 드러나 관심을 끈다.
15일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인수위 외교안보 분과 위원으로 김태효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55)를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 당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4개월 동안 청와대에서 대외전략비서관과 수석급인 대외전략기획관 등을 지내며 '외교안보 실세’로 통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7년 윤 당선인이 문재인 정부 초대 서울중앙지검장에 선임되면서 검찰로부터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김 교수가 이명박 정부에서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조작 등 여론조작 활동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2018년 3월 서울중앙지검 국가정보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과 함께 김 교수를 군형법상 정치관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수사 실무를 맡은 박찬호 팀장(현 광주지검장)은 검찰 내 ‘윤석열 사단’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017년 12월12월 김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하자 이례적으로 출입기자들에 법원 결정을 비판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자 당시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었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김 교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결국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기에 혈안이 된 검찰이 계속 헛발질을 하고 있다”며 “윤석열 중앙지검장은 청와대 하명수사인지 자신의 울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라도 피의 보복을 멈추라”라고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공교롭게도 장 의원은 현재 윤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는 등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로 불리고 있다. 김 교수는 2019년 1심에서 벌금형을, 2심에서는 선고 유예 처분을 받았다.
지난 14일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위원으로 임명된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55)도 한때 윤 당선인과 대립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최 교수는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에 대해 “(삼성의)회계처리가 잘못되지 않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작년 4월엔 한 경영 전문지 기고에서는 “(검찰이)사건과 아무 관계 없는 회계 이슈를 만들어내서 이용하는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도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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