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과 안성시 집값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 내에 호재와 비규제지역 효과를 보고 있어서다. 올들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정체된 와중에도 상승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보니,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천시와 안성시의 집값 상승은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천시는 2020년 11월 셋째 주부터 이달 첫 주까지 69주 연속 상승했다. 올해 누적 상승분만 1.83%에 달한다. 안성시도 2020년 9월 넷째 주부터 2월 셋째 주까지 74주 연속 상승했다. 2월 넷째 주 0.01% 하락 전환했지만, 3월 첫 주 0.12% 반등했다. 올해 누적으로는 0.84% 올랐다.
개별 집값도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이천사동신원아침도시' 전용 84㎡는 이달 4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3억4600만원이던 직전 거래에 비해 1억1400만원이 뛰었다.
이천시 부발읍 '거평' 전용 75㎡는 이달 2억44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10월 1억8500만원에서 5개월 만에 5900만원 오른 가격이다. 같은 지역 '신한' 전용 59㎡도 지난달 2억7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지난해 7월 1억9500만원에서 7500만원 비싸졌다.
안성시도 집값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안성시 공도읍 '안성공도서해그랑블' 전용 59㎡는 이달 3억8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12월 2억9300만원에서 1500만원 올랐다. 같은 지역 '디자인시티블루밍' 전용 165㎡도 지난달 5억원에 팔려 신고가를 썼다. 직전 거래 대비 7000만원 상승했다.
이들 지역 집값이 뛴 배경에는 교통 호재가 있다.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다가 사업성 문제로 절차가 지연됐던 평택부발선이 지난해 8월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되면서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 평택부발선은 경기 평택시에서 안성시와 용인시를 거쳐 이천시로 이어지는 일반철도 노선이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평택역을 통해 KTX와 지하철 1호선 이용도 용이해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놓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장 공약도 영향을 줬다. 윤 당선인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연장 공약을 통해 GTX A노선과 C노선을 평택역까지 연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성시 공도읍은 아파트 단지 가운데 평택역과 가장 가까운 곳이 직선거리가 약 5km에 불과할 정도로 인접했다.
안성에는 일부 비규제지역도 있다. 공도읍 남쪽에 위치해 평택시와 맞닿은 미양면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제4차 국가 철도망 계획에 반영된 동탄~안성~진천~청주 수도권 내륙고속철도 역시 교통 호재로 꼽힌다.
이천시의 경우 SK하이닉스 등 배후 일자리가 있고 수도권에 6곳밖에 남지 않은 비규제지역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부발읍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외지인들의 투자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8월 동두천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되면서 투자 수요가 일부 유입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천시는 아파트 가구 수가 3만5407 가구에 달하고 인구도 22만명을 넘어 수도권 비규제지역 가운데 가장 큰 도시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수도권 외곽 지역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덜 올라 대출 부담이 적고 매입이 수월한 편"이라며 "그 가운데 정주 여건과 교통환경이 양호한 지역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승세가 길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수도권 전반적으로는 관망세가 짙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의 2월 주택 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가격은 전월 대비 0.03% 하락했다. 서울과 경기가 각각 0.04% 떨어진 여파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올해 누적으로 0.10% 떨어졌다. 서울이 0.09%, 경기도가 0.12% 하락했고, 인천은 0.00%로 보합을 기록 중이다. 하락 지역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 올해 누적으로는 서울 25개 구 가운데 19개 구가, 경기도 26개 시·군 가운데 22개 시·군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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