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을 재정비해 AUM 기준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잇는 3위로 올라서는 것을 중간 목표로 삼았다. 현재 한투운용은 3위 KB자산운용, 4위 한화자산운용에 이은 5위다. 이를 위해 가장 성장성이 높은 ETF와 TDF 전략을 새롭게 짜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래 먹거리’인 ETF 부문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보고 브랜드명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배 대표는 삼성자산운용에 있던 2002년 국내 처음으로 ETF를 도입해 업계에서 ‘ETF 아버지’로 통한다. 삼성은 KODEX, 미래에셋은 TIGER 등 운용사마다 ETF 브랜드명을 갖고 있는데, 한투운용은 KINDEX라는 ETF 브랜드명을 사용하고 있다. 배 대표는 “KINDEX라는 기존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제대로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투운용이 패시브(지수 추종) ETF에는 KINDEX, 액티브(지수 추종+펀드매니저 운용) ETF에는 네비게이터라는 서로 다른 브랜드명을 붙인 것도 비판적으로 봤다. 배 대표 취임 후 네비게이터라는 이름을 없앤 것도 그 때문이다. 올 하반기에 KINDEX를 대체할 새로운 브랜드명을 정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는 “TDF 운용 전략을 자체 개발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투운용은 미국 티로프라이스가 개발한 자산배분곡선(글라이드패스)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인의 생애주기에 맞춰진 전략을 국내에 들여와 활용하던 기존 전략 대신 한국인에게 맞는 한투운용만의 자산배분 방식을 마련하는 셈이다. 현재 대부분의 운용사는 해외 운용사의 전략을 들여와 TDF를 운용하고 있다.
펀드매니저 개개인의 실력에 기대는 액티브 투자보단 패시브 투자 위주로 전략을 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배 대표는 “액티브 매니저가 투자 정보와 전략을 독점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액티브 투자를 통해선 더 이상 초과 수익을 달성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패시브 투자로는 고객 니즈에 맞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사업군 가운데 자산관리(WM) 부문에 역점을 두겠다고도 했다. “브로커리지, 투자은행(IB), 자기자본투자(PI)의 경우 매해 새롭게 바닥에서 시작해야 하는 시장이지만 WM은 한번 커진 규모가 쉽게 줄어들지 않는 축적의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증권, 은행 등을 중심으로 한 기존 금융지주들의 핵심 사업군이 WM을 중심으로 한 운용사에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도 덧붙였다.
박재원/구은서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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