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가 모처럼 날아올랐다.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찾은데다 국내 방역 지침이 완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외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항공주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아시아나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1250원(6.65%) 오른 2만50원에 거래를 마쳤다.티웨이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105원(3.25%) 오른 3340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제주항공 등도 1~3%대 상승세를 보이며 일제히 올랐다.
그동안 항공주는 고유가 흐름이 지속되자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항공사들 입장에선 유가가 오르면 연료비 부담이 늘어 실적 우려가 커지는데,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항공주 주가를 밀어올린 것이다.
15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평화회담 기대와 중국발 수요 감소 우려가 교차하면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6.4%(6.57달러) 떨어진 96.4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유가 급등의 원인을 제공한 러시아가 전날부터 우크라이나와 평화회담을 재개해 시장의 공포를 다소 진정시켰다. 이에 더해 이번 주 들어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에 나선 것이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날부터 이틀간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금리인상을 단행할 예정이라는 점도 유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방역당국이 해외 입국자에 대해서도 방역 조치를 완화한 것도 항공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 입국자에 대해 자가격리를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미국, 프랑스 및 동남아 지역도 여행객 입국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격리면제 조치까지 더해지면 여행 수요 증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사례를 보면 격리 기간을 축소할 경우 곧바로 여행 예약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중장기 수요 회복 강도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있으나 일단 수요 회복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주요 항공사들의 주가는 리오프닝 기대감으로 강하게 올랐다. 그러나 3월로 접어들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상승분 이상을 반납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 여행 재개 차질 및 유가 급등에 따른 마진 훼손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기대감은 커졌지만, 항공사들에 실질적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객기 운항 횟수가 정상 시기 대비 적고 통상 30~45일 정도의 사용량을 비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화물 시황 강세가 지속되면 운임 전가가 가능한 점도 항공사에 유리한 상황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격리 제도 폐지로 내국인 해외여행 수요는 본격적으로 회복할 전망"이라면서 "최근 국제유가 급등으로 연료비 상승에 대한 부담은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 연료비 및 물가 상승 여부를 계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