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6일 오찬 회동이 무산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로 예정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동은 실무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실무 차원에서 협의는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일일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실무 차원의 협의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동을 연기한 쪽이 청와대냐, 윤 당선인 측이냐는 질문엔 “그 또한 상호 실무 차원의 조율을 하면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날 회동에서 윤 당선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등을 거론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회동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무산된 상황에 대해 김병민 전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YTN 뉴스에서 "선거 통해 윤 당선인이 결정된지 얼마 안되지 않았나. 충분한 실무 협의를 통해 만남 후 국민에게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데 논의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조율이 안됐다고 하니 의혹만 남겨진 상황이다"라며 "사면은 현직 대통령 고유 권한인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14일 서울 남대문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광폭 민생 행보에 나서고 있다. 다음날인 15일 전용 헬리콥터를 타고 산불 피해가 집중된 경상북도 울진군 북면 건성리 현장을 찾았다.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에서 나와 대통령실을 새로 설치할 곳으로 서울 용산 국방부와 광화문 외교부 청사 2곳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윤 당선인 측이 새 정부의 민정수석실 폐지 방침을 밝히자 청와대는 이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회동 취소 전 날 선 기류가 흘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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