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술에 취해 운전 중인 택시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측이 '심신미약'을 주장한 것을 두고 "반성이 없는 몰염치"라고 비난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6일 '주폭(酒暴) 이 전 차관의 반성 없는 몰염치. 문재인 정권 인사의 민낯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허 대변인은 "어제 술에 취해 택시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차관의 첫 공판이 열렸지만, 그 어디에서도 반성의 기미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며 "되레 이 전 차관 측은 '만취 상태로 변별능력이 미약했다'는 몰염치로 일관하며, 어떻게든 특가법상의 운전자 폭행 혐의를 부인해보려는 꼼수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치(法治)를 관장하는 법무차관으로서 범법행위를 저지른 것만으로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마땅한데, 끝까지 자신의 죄를 줄이려는 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며 국민은 이런 자를 법무차관에 앉혔던 문재인 정권의 인사에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며 "애당초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던 이가 죄 없는 운전기사를 폭행하고, 영상을 지워달라며 합의금을 건넨 파렴치한 범죄행위였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경찰은 쉬쉬했고, 법무부와 청와대를 이를 알고서도 묵인하며 법무부 차관직에 오르게 했다"며 "그렇게 6개월간 주폭(酒暴)이 버젓이 법무차관 자리에 앉아 법치(法治)를 운운했으니, 하루하루 법을 지키며 살아가던 국민으로서는 통탄할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허 대변인은 "이 전 차관의 폭행이 드러난 이후에도 민주당은 '자는데 깨우면 화낼 수도 있다'는 황당한 궤변으로 옹호했고, 검찰은 사건 이후 10개월이 지나서야 늑장 기소를 했다"며 "개인의 불법행위에 더해, 정권과 민주당의 비상식, 묵인, 방조, 궤변들이 점철돼 마지막까지도 국민 앞에 후안무치한 이 전 차관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지난 5년 내내 이어져 온 이 정권 인사의 민낯 그 자체"라며 "사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이 전 차관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술에 취해 택시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차관은 전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재판장 조승우)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했다.
재판에서 이 전 차관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자신이 어디 있었는지, 상대방이 누구인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차량이 운행 중이었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 전 차관이 택시 기사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사건 당시 만취 상태였기 때문에 폭행 대상이 '운전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의 주장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차관이 택시 기사에게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동영상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혐의에 대해 변호인은 객관적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조사 중 (택시 기사가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가 날까 봐 자발적 동기에 의해 삭제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차관은 2020년 11월 6일 밤 서울 서초구 아파트 자택 앞에서 택시 기사 A 씨의 멱살을 잡고 밀쳐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운전자 폭행 등) 등 혐의를 받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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