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등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완화된 데 더해 중국이 경기부양 의지를 드러낸 덕이다.
삼성전자는 하루만에 7만원선을 회복했고, 코스피200에 편입된 뒤 3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LG에너지솔루션도 반등했다.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7.70포인트(1.44%) 오른 2659.2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8% 높은 2649.85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오전에는 낙폭을 줄여 보합권까지 밀리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기관의 매수세가 강해지면서 지수가 힘을 내며 장 막판까지 강한 모습이 이어졌다.
기관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홀로 3646억원 어치 주식을 사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1306억원 어치 주식을 팔며 8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개인은 오후 2시19분께까지는 매수세를 보이다가 매도로 전환해 2363억원 어치를 팔았다.
기관 매수세의 배경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류허 중국 경제부총리가 연설에서 통화정책은 경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과 관련해 미국의 규제당국과의 협상에서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했다”며 “류 부총리의 발언은 주식시장에서 중국 플랫폼 회사들의 급등을 야기했으며, 중국 경기 둔화 우려를 완화시키면서 한국 증시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 미국 시간외 선물의 상승을 불러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로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제4차 평화협상과 관련해서도 증시가 반길 만한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 협상 대표단을 이끄는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고문은 1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근본적인 모순이 있지만 확실히 타협의 여지도 있다”며 양측 사이의 이견을 어느 정도 좁혔다는 걸 시사했다.
이에 한국 증시의 장 초반에는 혼조세를 보이던 미국증시의 시간외 선물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이에 장 초반에는 상승세가 시원스럽지 못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오후 들어 강하게 올랐다. 삼성전자는 1.29% 상승해 하루만에 종가 기준 7만원선을 회복했다. SK하이닉스는 3.56%가 올라 LG에너지솔루션과의 시가총액 격차를 2467억원으로 좁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1.11% 상승한 덕에 가까스로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지켰다.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돼 공매도가 가능해진 지난 10일 이후 전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3거래일동안 13.89%가 하락했다.
이외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현대차와 삼성SDI가 각각 3.07%와 2.26% 상승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20.58포인트(2.36%) 상승한 891.80에 거래를 마쳤다. 이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90억원 어치와 1467억원 어치를 샀고, 개인은 264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리노공업, CJ ENM, 펄어비스, 에코프로비엠, HLB 등이 강하게 상승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10원(0.57%) 내린 달러당 1235.70원에 마감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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