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 '당근페이'를 선보인 당근마켓이 본격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이용자들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지역생활 커뮤니티로 외연을 확장하며 높은 몸값을 인정받은 당근마켓은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지만 정작 업계에선 수익모델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당근마켓은 지난달 14일 당근페이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 오픈했다. 이웃과 중고거래 시 당근페이를 이용하면 별도 은행·송금 어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할 필요 없이 당근마켓 채팅창 내에서 실시간으로 송금할 수 있다. 판매자 역시 채팅창에서 송금 결과를 즉시 확인 가능해 길거리에서 현금 거래 하거나 계좌번호·예금주 등 개인정보를 주고받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서비스 출시 초기 반응도 괜찮은 편이다. 서비스를 전국에 선보인 지 한 달 만에 가입자 수가 약 3배 증가했다. 관심도 역시 높다. 당근페이가 배우 김향기를 모델로 기용해 선보인 광고 영상은 유튜브 공개 5일 만에 40만회 가까운 조회수를 올렸다.
다만 당근페이 중고거래 송금 수수료는 100% 무료인 탓에 여전히 당근마켓의 수익성과 사업지속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은 수익모델을 갖고 있는데 당근마켓은 그렇지 않다"며 "당근마켓이 최근 기업가치 3조원이라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미래 수익성을 고려하면 사업 지속가능성은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번개장터는 안전결제 시스템 '번개페이'와 포장택배 등의 수익모델을 구축했다. 지난해 번개장터 거래액 1조7000억원 가운데 번개페이를 통한 거래액은 18% 수준인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결제 수수료가 3.5%임을 고려하면 수수료 수익만 연간 105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초 신세계의 기업형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투자를 받은 번개장터는 신세계그룹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명품사업 노하우를 중고 플랫폼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구상도 세웠다.
앞서 번개장터는 오프라인과 결합한 스니커즈 리셀 매장 '브그즈트 랩'을 여의도 더현대서울 오프라인에서 선보였다. 한정판 스니커즈만 한데 모아놓은 이 매장에 1년간 총 21만 명의 방문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번개장터는 스니커즈 매장 2호점에 이어 명품 특화 매장인 3호점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한 상태다.
누적 가입자가 2460만 명인 중고나라 역시 유통 강자인 롯데와의 합작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200억원을 투자해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중고나라를 공동 인수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롯데와 중고나라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당근마켓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연결을 통한 가치실현·이용자 경험 등에 우선순위를 뒀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현재 수익이 발생하는 영역으로는 개인 또는 업체가 원하는 지역에 광고를 게시하는 '지역 광고'가 있다. 이 외에 서비스 가치와 이용자 편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 중"이라며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좋은 경험이 확산할수록 비즈니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따라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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