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희 선관위원장, 사퇴 거부…野 "반성은커녕 뻔뻔"

입력 2022-03-17 15:22   수정 2022-03-17 15:24


제20대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투표 부실 관리' 논란을 빚은 노정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선관위원 전체회의에서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반성은커녕 뻔뻔하다"며 "당장 사퇴하라"이라고 비판했다.

노 위원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선관위원 전체회의를 주재했다. 회의는 사전투표 부실관리 논란 끝에 전날 사의를 표명한 김세환 사무총장의 면직 의결을 위해 소집됐다. 노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 7명이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언론 통화에서 "노 위원장이 선관위가 처한 현 상황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앞으로 더 선거 관리를 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위원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노 위원장은 앞서 오전 청사 출근길과 회의 전후 취재진으로부터 '거취 관련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 있느냐', '사퇴할 생각은 없느냐' 등의 질문을 받았지만 일절 답하지 않았다.

앞서 전국 시·도 선관위와 중앙선관위 소속 상임위원 15명은 전날 '신뢰회복과 성공적 선거관리를 위한 상임위원단 건의문'을 발표하고 노 위원장에게 대국민 사과와 거취 표명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엉망으로 관리한 주제에 국민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지는 못할망정 뻔뻔하게 자리를 지키겠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민주주의의 꽃이 시들어가는 것을 국민들이 두 눈 뜨고 지켜보아야만 한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노 위원장이 헌법 정신 파괴를 방치한 것은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노 위원장이 오랜기간 축적된 대한민국의 사회신뢰시스템을 붕괴시켰다는 것"이라며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던 대한민국의 선거관리의 신뢰성과 투명성이 문재인 정부의 안일한 인사와 무능으로 무참히 짓밟혔다"며 "이 참사의 한가운데 있는 사람이 반성은커녕 뻔뻔하게 자리를 지키겠다고 하니, 이제 대한민국 헌정사와 함께 축적되어온 선거관리의 신뢰성을 다시금 회복시키는 데에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김 최고위원은 "헌법기관인 선관위를 믿지 못하겠다는 국민들께 앞으로 선관위는 무슨 낯으로 투표를 독려하고 설명을 드릴 것이냐"며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노정희 위원장은 선거관리 실패의 책임을 지고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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