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11년만에 또 강진…원전은 이상 없어

입력 2022-03-17 17:29   수정 2022-03-31 00:31


2011년 동일본대지진 피해 지역인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또다시 강진이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26명이 다쳤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를 일으켰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등 원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일본 정부는 밝혔다.

17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36분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오시카반도 동남쪽 60㎞ 부근이며, 지진 깊이는 57㎞로 관측됐다.

이번 지진으로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서 진도 6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진도 6강은 고층건물에서 서 있기 어렵고, 고정되지 않은 가구가 넘어지는 강도다. 건물 벽에 금이 가고 도로가 끊기기도 한다.

공영방송 NHK는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에서 2명이 사망했으며 최소 126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도쿄 시내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되면서 2∼3분가량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을 운행하는 신칸센 열차 17량 가운데 16량이 탈선했으나 승객과 승무원 81명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지진으로 일본 대기업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의 반도체 공장 세 곳이 생산을 중단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중에는 전 세계로 자동차 반도체를 공급하는 이바라키현 나카 공장도 포함됐다.

지진 발생 직후 기상청은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에 예상 파도 높이 1m의 쓰나미(지진해일) 주의보를 발령했다. 또 연안 지역 약 2만1000가구 주민에게 피난 지시를 내렸다. 이날 오전 2시14분 미야기현의 이시노마키항에서 30㎝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되기도 했다. 주의보는 오전 5시께 해제됐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지역의 원전은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다. 원자력규제위원회에 따르면 지진의 흔들림으로 후쿠시마 제2원전 1호기와 3호기에서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보관하는 연료 수조의 냉각 기능이 일시 정지됐다가 2시간 만에 정상화됐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의 방사선량에도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이날 새벽 기자들과 만나 “원전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도 후쿠시마 제1원전 피해 상황에 대해 “조사 중이지만 기본적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해 대응에 들어갔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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