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인터배터리’ 전시회는 글로벌 모터쇼를 방불케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주요 참가 업체들은 자사 배터리를 탑재한 최신 전기차를 대거 선보이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의 폭넓은 파트너십을 과시했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배터리 3사는 자사 최신 리튬이온 배터리의 장점을 소개하는 한편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일정 등을 알리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SK온 부스는 전기차를 세 대나 배치해 ‘미니 모터쇼’ 같은 모습이었다.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모델 ‘SF90 스파이더’를 내세워 주행 성능이 최우선인 슈퍼카도 SK온의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점을 적극 알렸다. SK온은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V60와 메르세데스벤츠 EQA도 함께 전시했다.
삼성SDI는 BMW 최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와 전기 쿠페 i4로 전시장을 채웠다. iX와 i4는 삼성SDI의 최신 배터리 ‘젠5’를 탑재했다. 젠5는 니켈 함량을 88%까지 늘린 하이니켈 배터리다.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고, 출력이 높은 전기차를 제조하는 것도 가능하다.
SK온은 니켈 함량을 90%까지 높인 NCM9을 전면 배치해 기술력을 뽐냈다. 이 배터리는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탑재된다. SK온은 2029년 세계 최초로 니켈 함량을 98%까지 높인 배터리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초 4원계 배터리(NCMA)를 생산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 2027년 리튬황 배터리, 2030년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내놨다. 리튬황 배터리는 가벼운 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줄인 경량화 배터리로, 도심항공교통(UAM) 등 비행체에 적합하다.
사장들은 원재료 확보와 생산 물량 확대 계획도 밝혔다. 이방수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주요 원재료 업체들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비롯해 소수 지분투자, 합작사 설립 등을 통해 안정적인 물량과 가격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미국 내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사 설립에 집중하고 있고, 전략에 따라 장기적으로 미국 내 단독공장 설립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일규/남정민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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