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한다는 소식에 대해 "풍수지리설 외 무엇으로 해석하겠느냐"며 쓴소리를 했다.
이 고문은 17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개인 살림집 옮기는 게 아니지 않느냐. 한 나라의 대통령의 집무실을 옮기는데 그렇게 꼭 무슨 풍수지리설 따라가듯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뜬금없이 왜 광화문에서 용산으로 (간다는 건지) 생각만 해도 화가 난다”고 했다.
그는 윤 당선인을 향해 “광화문을 내내 이야기해놓고서 느닷없이 용산으로 뜬금없이 간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는 이야기냐”고 반문했다. 진행자가 “풍수지리는 금기어 같은데 용감하게 얘기했다”고 하자 이 고문은 “내가 금기어가 어디 있느냐. 내가 잘 보여서(자리를 얻을 일이라도 있느냐)”라고 답했다.
이 고문은 반대 이유로 역사적 배경도 들었다. 그는 “1882년에 임오군란 때부터 일본군의 공관 수비대가 용산에 주둔하면서 그때부터 시작해서 조선군 주차사령부, 일본군 전시사령부, 일본군 사령부(가 있었다)”며 “용산 일대는 정말로 대통령이 가면 안 될 자리”라고 주장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도 지적된 내용이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일설에는 풍수가의 자문에 의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용산 땅은 대한민국 오욕의 역사가 있는 곳이다. 대통령이 꼭 청나라 군대, 일본 군대가 주둔했던 곳에 가야겠느냐”고 비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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