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금리 올렸다는데…이제 ○○ 할 타이밍 왔다" [고은빛의 금융길라잡이]

입력 2022-03-19 07:30   수정 2022-03-19 16:43


금리 인상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3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0.50%로 올렸고, 추가 인상 전망까지 내놓은 상태다. 국내에서의 금리도 이 같은 추세를 따라갈 전망이다. 목돈을 마련하려는 금융소비자들은 예적금을 통해 올라가는 금리에 안정적으로 올라탈 수 있을 전망이다.

금리 인상은 세계적인 흐름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Fed가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미국은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제로금리에서 벗어났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에 따르면 이번 인상을 포함해 올해 총 7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수의 위원들은 올해 말 적정 기준금리를 1.75~2.00%로 제시, 이는 올해 남은 6차례 회의에서 계속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올려야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美, 기준금리 연내 6회 인상 전망…韓, 1.75~2.00% 예상
영국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 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금리 인상기가 시작된 셈이다.

한국은행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수 밖에 없다. 외화유출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미국과의 금리차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뿐만 아니라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째 3%대를 이어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막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도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선 올해 연말 한국의 기준금리가 1.75~2.0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1.25% 수준보다 2~3차례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는 것이다.

예적금 상품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더 있다. 기준금리 인상기엔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가 더 빠르게 상승한다는 점에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기별로 볼때 2010년 7월~2011년 7월 가계대출과 정기예금(1년)의 예대금리차는 평균 1.30%로, 인상 직전의 12개월 평균(1.94%)보다 오히려 하락했다. 2017년 11월~2018년 11월 기준금리 인상기에도 해당 금리차는 1.66%로, 인상 직전의 12개월 평균(1.78%)보다 낮았다.


지난해 8월 이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0.50%에서 3차례 올리면서 1.25%가 됐다. 현재 가계대출과 정기예금 금리차는 평균 1.93%로, 지난해 8월 이전인 1.81%보다 상승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엔 가계대출 금리가 더 가파르게 상승했는데, 수요 우위 환경에서 한도 내 대출을 받고자 하는 차주들이 존재한 만큼 대출 총량을 통제하기 위해선 가격(금리)를 올리는 방법 밖에 없었다"며 "지난해부터는 가산금리 확대가 불가피했던 특수한 구간으로, 통상 기준금리가 오를 때 대출금리가 더 올라간다는 전제는 오류가 있다"고 짚었다.
정기예적금, 20년 만에 '최대'…신규는 4%대 상품 노려볼만
실제로 올해 들어 예적금으로 머니무브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은 22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는 2002년 통계 편제 이후 20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예적금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권도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시중은행은 신규 고객 대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KB마이핏적금'을 통해 만 18~38세 청년을 대상으로 최고 연 3.5%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적금 신규일부터 이전 6개월간 국민은행에 처음 가입하고, KB마이핏통장에 급여이체를 하면 1%포인트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오픈뱅킹을 등록하면 0.3%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가입금액은 월 50만원까지다.

신한은행의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은 최고 연 4.4%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과 거래를 하지 않은 고객이 급여 이체를 받거나 신한카드를 신규 발급하는 등 조건을 충족하면 된다. 예금 신규 직전 1년간 신한은행 정기예금, 정기적금, 주택청약 상품이 없었다면 우대 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최고 연 4.4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해당 상품의 가입금액은 월 50만원까지다. 하나은행의 '급여하나 월복리적금'도 최고 연 4.0%의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만 35세 이하의 신규 입사자가 대상이다. 최대 가입한도는 300만원이다.

인터넷은행도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최근 케이뱅크는 정기예금 금리를 연 2.5%까지 올렸다. 토스뱅크는 자사 통장에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당 토스뱅크 통장은 최대 1억원까지 연 2%(세전) 금리가 제공된다. 매일 원금과 이자를 합산해 남은 잔액을 기준으로 이자가 쌓이는 '일 복리' 구조로 이자를 매일 지급하는 것이다. 만약, 1억원을 예치한 고객이라면 매일 약 5400원(세전) 이자를 출금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은 기본금리 연 2%에 7주 연속 성공(0.2%포인트), 26주 연속 성공(0.3%포인트)으로 최대 0.5%포인트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청년희망적금처럼 장기간 목돈을 만드는 상품을 원한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청년 공약으로 '청년도약계좌'를 제시했다. 일명 '1억원 만들기 통장'으로 불린다. 근로 및 사업 소득이 있는 19~34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매월 70만원 한도 내로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가입자 소득에 따라 월 10만~40만원씩 보탠다. 10년 만기 때 1억원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청년희망적금(최대 10% 금리)보다는 금리가 낮지만, 청년도약계좌는 복리로 적용되고 정부 장려금이 더 많다는 점에서 더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도약계좌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 힘들다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자체별로 운영하는 청년 적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중복가입이 안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서울시복지재단이 운영 중인 '희망두배 청년통장'의 경우는 청년희망적금은 중복 가입이 가능했지만, 청년내일채움공제 청년저축계좌 등 유사사업과 중복가입이 되지 않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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