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저축은행을 최강팀으로 만든 일등공신은 세계 3쿠션 ‘4대 천왕’으로 불리는 팀 리더 프레드리크 쿠드롱(55·벨기에·사진)이다. 쿠드롱은 동료들에게 ‘족집게 과외’를 해주면서도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친구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다. 최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만난 그는 “첫 경기를 이긴 뒤 나머지는 선수들을 믿고 하자고 생각했는데 동료들이 그 믿음에 보답했다”며 웃었다.
당구는 개인 종목이지만 PBA투어는 드물게 팀 리그를 운영한다. 복식, 혼합복식 등으로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팀워크’가 중요하다. 지난해 승부처에서 경험 부족 등으로 역전패당했던 웰컴저축은행은 쿠드롱의 ‘친구 리더십’ 아래 똘똘 뭉쳤다. 경기 중에도 꾸준히 선수들과 대화하며 긴장을 풀어줬다. 쿠드롱과 우승을 합작한 김예은(23)은 “쿠드롱 선수가 ‘당구는 상대와 경기하는 게 아니라 나 자신과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쿠드롱은 “당구를 잘 치는 비결을 많이 묻지만 딱히 그런 건 없는 것 같다”며 “굳이 하나를 꼽자면 정신력인데, 내 경우 자신 없는 포지션을 많이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습 땐 평소 성공률이 낮은 샷 위주로 한다”고 설명했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PBA에선 이례적으로 웰컴 구단은 선수들에게 심리상담사를 붙여줬다. 쿠드롱은 “지난해 역전패당한 뒤 선수들의 충격이 상당했는데, 심리상담사 덕분에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며 “올해는 기쁨의 눈물을 흘려서 다행”이라고 했다.
쿠드롱은 올시즌 PBA 개인 부문에서도 3연패(4~6차전)를 거두며 PBA 사상 첫 누적 상금 5억원을 돌파하는 등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는 “선수의 목표는 항상 우승에 맞춰져 있다”며 “동료들과 함께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목표로 달려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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