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는 지난 18일 미국의소리(VOA)에 ‘쿼드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 관련해 “미국은 윤 당선인과 기후변화, 코로나19 같은 핵심 글로벌 위기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을 기대한다”면서도 “쿼드는 현재까지 외부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할 절차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쿼드 확대에 대한 미국의 유보적 반응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무게중심이 쿼드에서 ‘분야별 협력체’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쿼드를 ‘아시아판 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목표로 확대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안보에선 오커스, 경제에선 IPEF 등 분야별 대중 전선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여기엔 쿼드 가입국인 인도가 쿼드의 군사동맹화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인도는 비(非)동맹이나 (미국뿐 아니라) 여러 개 동맹에 기초한 외교 전략을 토대로 중국을 견제하는 군사동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며 “이 때문에 쿼드의 성격이 변하자 미국이 이슈별로 소(小)다자주의적 협력체를 여러 개 만드는 것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IPEF 참여를 요구한 미국이 향후 새 정부에 쿼드 대신 오커스 참여를 요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아시아 정책을 총괄하는 커트 캠벨 백악관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지난해 5월 한국을 거론하며 “(쿼드 참여의) 문이 열려 있다”고 했지만 지난해 10월엔 “(쿼드를) 당장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대신 다음달 “오커스는 개방형 구조”라며 “아시아와 유럽에서 다른 나라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이 쿼드는 비공식 협의체로 남기고 오커스, IPEF 등 두 축으로 대중 견제 전선을 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에 두 가지 모두 참여할 것을 요청하는 청구서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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