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p 올리고 유동성 흡수한다"…5월 대긴축 예고한 Fed [김익환의 외환·금융 워치]

입력 2022-03-22 10:18   수정 2022-03-2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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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5월 대긴축을 예고했다. 오는 5월 정책금리를 0.5%포인트 인상과 함께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QT)을 전개할 뜻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과소평가했다는 점도 시인하며 이에 대응해 적극적 긴축 정책을 펴겠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열린 미국실물경제협회(NABE) 연례총회 연설에서 "향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올 1분기 정점을 찍고 안정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fall apart)"며 "더 빨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면 0.5%포인트 인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0.5%포인트 인상을 주저하는 요인이 있냐는 질문엔 "없다"고 답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FOMC가 열리는 오는 5월 4일에 정책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될 것이라고 봤다. 시장도 이에 반응해 출렁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연 2.32%까지 뛰면서 2019년 5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나스닥지수는 0.4% 떨어진 13838.46에 마감했다.

그는 오는 5월에 양적긴축을 추진할 뜻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팬데믹 기간에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매입했는데, 이를 축소하는 절차가 다음 FOMC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양적긴축은 앞으로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Fed 대차대조표 규모는 수치상으로 이전과 동일한 규모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이전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차대조표 비율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력한 긴축을 예고한 배경으로는 예상을 뛰어넘은 인플레이션 흐름을 꼽았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올 1분기에 정점을 찍은 후 하반기에 수그러들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갔다"며 " 예측이 빗나간 것은 공급측 마찰의 심각성과 지속성을 크게 과소평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같은 긴축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지만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은 "1965년, 1984년, 1994년 세 번의 사례를 보면 Fed는 과열된 경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큰 폭 높였지만 경기 침체가 유발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하는 한국은행 워싱턴주재원이 작성한 '파월 의장의 NABE 질의응답' 주요 내용.

▷연준이 50bp 금리인상을 주저할 요인은

"없음. 연준이 만약 그런 결정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향후 FOMC 회의에서 50bp 인상을 할 수 있음. FOMC는 인플레이션이 올 1분기에 정점을 찍은 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하반기에는 많은 진전을 할 것이라고 봤지만, 예상이 빗나감(fall apart). 더 빨리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할 경우 50bp 금리인상도 가능."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앞으로 정책금리를 25bp 이상 인상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그렇게 할 것. 만약 우리가 일반적 조치를 넘어 보다 긴축적 기조(restrictive stance)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 또한 할 수 있음. 최근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인플레이션과 함께 상승. 하지만 장기 기대치는 여전히 그 역사적 범위에 잘 고정됨."

▷연준 대차대조표 계획은

"팬데믹 기간에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매입했는데, 이를 축소하는 절차가 다음 FOMC에서 시작될 것으로 기대. 이러한 과정은 약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 연준 대차대조표 규모는 수치상으로 이전과 동일한 규모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GDP 대비 유사한 비율 수준으로 돌아갈 것. 이와 관련한 세부 사항은 FOMC 내 합의를 도출한 후 조만간 발표할 것."

▷우크라이나 침공이 경제와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은

"매우 불확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상품 생산국 중 하나이고, 우크라이나는 컴퓨터칩 생산에 사용되는 네온을 포함한 여러 상품의 주요 생산국. 최근 이렇게 광범위한 상품들에 걸쳐서 중대한 시장 혼란을 경험한 적이 없음. 국제유가와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물론 해외 경제활동을 억제하고 공급망을 더욱 교란해 미국 경제에 파급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음. 미국은 세계 최대의 석유 생산국으로 현재 유가 충격을 견딜 수 있는 훨씬 나은 위치에 있음."

▷통화정책이 불황을 초래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낮출 가능성은

"역사적 기록이 낙관론의 근거를 제공한다고 믿으며, 연착륙은 미국 통화정책 역사상 비교적 흔함. 1965년, 1984년 및 1994년 세 번의 사례에서 Fed는 경기 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과열 상황에 대응해 연방기금 금리를 크게 인상. 다른 경우는 경기침체가 긴축 사이클의 끝부분에 나타남. 경기침체가 과도한 통화긴축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이지 않음. 현 상황에서 연착륙이 간단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음. 통화정책은 종종 무딘 수단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할 것. 경제는 매우 튼튼하고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다룰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함."

▷저탄소경제로의 진전, 중국, 유럽 등에서 발생하고 있는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 통화정책 대응 방안은

"단기적으로 그러한 요인들을 통화정책에 고려하지 않음. 그러한 요인들이 상대적인 가격변동과 연관성(connection to relative price changes)이 있는 것은 확실. 그러나 특정 산업 또는 지역 문제에 대한 대응은 연준의 역할이 아니며 공무원이 결정해야 할 사항."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에서 불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경제와 노동시장이 강한 상황이므로 내년에 경제침체(recession)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 현재와 같은 노동시장 상황이 지속할 수 있을 만한 근거가 충분."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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