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통제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인근 숲에서 화재가 발생해 '방사능 연기'가 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인 '우크라인시카 프라우다'를 인용해 체르노빌 원전 인근 숲에서 7개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화재의 원인을 포격이나 방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체르노빌 원전 인근 지역에서는 산불로 인한 방사능 연기에 대한 우려가 계속됐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토양이 방사능에 오염 됐는데 인근 숲의 이끼와 나무, 식물들의 뿌리가 소량의 방사능을 흡수하면서 화재가 발생하면 방사능 입자가 연기를 통해 퍼질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매년 체르노빌 원전 인근에서 불이 나면 가능한 빨리 진압하기 위해 수십 대의 소방차와 수백 명의 소방관을 보냈다. 2020년 4월 초 발생한 대형 화재는 100대 이상의 소방차가 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34㎢를 불태우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러시아군이 체르노빌 지역을 점령하면서 화재 진압에 난관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소방대원들이 전선을 넘는 것이 허가되지 않기에 러시아나 벨라루스 측이 소방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현지 언론은 "만약 불이 꺼지지 않는다면 방사능 연기가 널리 퍼질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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