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와·네티즌들이 김치를 '파오차이'(泡菜·중국식 절임 채소)로 표기한 배우 추자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를 공격하고 나섰다.
서경덕 교수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늘 있는 일이지만 이번엔 더 심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틀 전 한 연예인이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관찰자망 등에서 기사로 저를 저격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나팔수인 환구시보는 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기사화를 자주 하는데 저의 이런 활동들이 매우 두려운가 보다"고 지적했다.
앞서 환구시보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내 한국 연예인이 '파오차이'를 '파오차이'라고 하자 한국 교수는 또다시 불만스러워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매체는 배우 추자현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것에 대해 서 교수가 "실수는 더 이상하지 말았으면 한다", "대외적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국가적 기본 정서는 헤아릴 줄 알아야만 한다"고 질타한 사건을 전했다.
이어 서 교수에 대해 "2020년 12월에는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적은 중국 포털 바이두에 항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한국을 비하하기도 했다.
뤼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북한한국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치의 기원을 농담처럼 가볍게 받아들이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이는 한국인의 민감한 민족적 자존심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인의 눈에는 김치가 한낱 반찬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한국인 눈에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발명품"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추자현은 지난 17일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슈에 라면을 먹는 영상을 올리면서 자막에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했다. '파오차이 표기' 관련 논란이 일자 어떠한 해명도 없이 문제가 된 영상만 삭제했다. '불통' 행보에 비판이 이어지자 추자현은 22일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평소 한국과 중국 활동을 병행하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을 두고 주의를 해왔다"며 "그런데도 이번 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파오차이가 논란이 된 이유는 중국이 동북공정의 하나로 파오차이가 김치의 기원이며, 김치의 종주국이 중국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7월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 개정안을 시행하고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파오차이가 아닌 신치(辛奇)로 바꾸도록 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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