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도로에서 차량이 절벽 아래로 추락해 80대 노모가 사망한 사고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다 모친만 숨지게 한 혐의(자살방조)로 40대 A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일 오전 4시께 제주 애월읍 해안도로에서 자신의 아우디 승용차 조수석에 어머니 B씨를 태우고 11m 높이 절벽 아래 바대로 추락해 모친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발생 직후 40대 운전자는 스스로 탈출했지만 동승했던 80대 노모는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당초 절벽 높이가 20m라고 설명했지만, 추후 측정 결과 11m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차량은 사고 지점 인근 펜션 주차장에서 급가속한 것으로 파악됐다.
급가속한 차량은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선과 인도를 구분하는 철제 볼라드, 차량 추락 방지용 콘크리트 방호벽, 보행자 추락 방지 난간을 잇달아 들이받고 절벽 아래로 추락했다.
B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고 당일 숨졌고, A씨도 다치기는 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치매를 앓고 있던 B씨가 사건 당시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던 의사가 없었다면 A씨의 혐의는 '존속살해'로 바뀔 수 있다.
경찰은 사고 해역에 유실됐던 차량을 인양해 관련 증거를 찾는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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