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회원들에게 순차적으로 멤버십 요금 인상에 관한 안내문을 발송하기 시작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요금을 인상하면서 기존회원에 대한 가격 변동 계획을 추후 안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상안 적용은 6월 10일 이후 첫 결제일부터다. 예를 들어 이달 동의 안내문을 받은 회원이 가격 변경에 동의하면 종전 월 2900원으로 멤버십 혜택을 사용하다 6월 10일 후 첫 결제일에 가격이 4990원으로 바뀌게 된다.
와우 멤버십에 가입한 소비자는 그동안 한 달에 2900원만 내면 로켓배송, 쿠팡플레이 무료 이용 등 12가지의 혜택을 받아왔다. 보통 택배 단가(편도 기준)가 개당 3000~5000원 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쿠팡에서 물건을 한 번만 주문해도 이용자에겐 ‘남는 장사’나 다름없었다. 경쟁사인 네이버와 11번가(우주패스 미니)의 월 회비는 4900원이다. 이 같은 출혈 마케팅으로 인해 쿠팡은 2015년 로켓배송 도입 이후 매년 적자를 면치 못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쿠팡 유료회원 수는 약 900만 명이다. 한 명당 2090원 인상분을 적용하면 쿠팡은 한 달에 188억원가량의 수익을 얻는 셈이다. 연간 2257억원 규모다. 쿠팡 측은 대규모 물류투자로 적자인 현금흐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의 아마존은 물류비용 상승을 이유로 2018년 6월 기존 회원 회비를 올린 데 이어 25일에도 또 한차례 인상을 예고했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상품유통 부문에서 올해 흑자 달성을 목표로 밝힌 바 있다”며 “쿠팡에 일단 회원으로 가입하면 지출이 매년 증가하는 등 충성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해석했다. 쿠팡이 모처럼 기업가치 개선을 위한 조치에 나서면서 쿠팡 주가는 22일 전날보다 4.51% 오른 19.70달러에 마감되는 등 반등세로 돌아섰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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