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발전, 자전거도로·광장 바닥에 '블록형 태양광발전' 깐다

입력 2022-03-24 15:15   수정 2022-03-24 15:16

동서발전이 상용화 기술개발에 성공한 ‘노면 태양광발전’이 주목받고 있다.

노면 태양광발전은 광장, 보행자길, 자전거 도로 등 다양한 노면 위에 태양광발전 블록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도시 면적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노면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도심의 에너지자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울산에서도 노면 태양광발전의 일종인 ‘노면블록형 태양광’을 볼 수 있다. 중구청 광장 바닥에는 6㎾ 규모의 태양광 발전블록과 함께 LED(발광다이오드) 보도블록이 설치돼 있다. 동서발전이 2020년 9월에 7m×8m 크기의 6.3㎾ 규모로 구축한 실증설비다. 낮 동안 태양광 발전블록을 통해 생산한 전력으로 일몰 이후 LED 보도블록을 가동해 음악과 영상을 송출하면서 시민들에게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집광렌즈로 효율 올리고
국내에서는 생소한 노면 태양광발전이 실제로 바닥에 깔려 빛을 보게 된 배경에는 동서발전이 개발한 ‘신재생에너지 신기술 사업화 촉진 모델’이 한몫했다. 이 모델은 신재생에너지산업 활성화를 이끌 신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돕기 위해 고안됐다.

‘기술개발’과 ‘제품화’, ‘판로지원’에 이르기까지 신기술 사업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동서발전은 중소기업인 한축테크와 공동으로 2019년부터 2년간 연구개발 끝에 보도블록에서 태양광발전을 하는 ‘노면블록형 태양광’ 기술을 개발했다. 공인인증기관 시험 결과, 출력·효율·강도 등 17개 항목에서 모두 연구개발 목표를 달성했다.

일반적으로 블록형 태양광 모듈은 길바닥에 설치되기 때문에 태양광 입사각도, 그늘, 지열로 인해 일반모듈 대비 약 30% 효율이 감소한다. 하지만 이 기술을 적용한 개발품은 태양광 발전블록 표면에 돋보기와 같은 기능을 하는 집광렌즈를 적용해 효율 저하를 최소화했다.

미끄럼 방지 처리, 폐자원 활용 등으로 안전기준과 친환경제품 인증조건을 충족하고 보행에 따른 오염과 파손을 견딜 만한 내구성도 갖췄다. 강도는 기존 콘크리트 보도블록 강도의 10배 이상 수준이다.

동서발전은 노면블록형 태양광 발전기술을 제품화하기 위해 기술 인증과 기술 고도화를 지원하고 있다. 한축테크와 함께 산업부 국가기술표준원 주관의 ‘KS인증’을 신청했으며, 올 상반기 중 공장 검사를 거쳐 인증받을 예정이다.

태양광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산업부 주관의 사업화 연구개발 과제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제는 기존 제품과 비교해 발전량을 2배(17→45W) 이상 향상하고 발전 효율을 1%포인트(16.4→17.5%)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전거길, 폐선로 등에 시범 적용
동서발전은 다양한 환경에서 트랙레코드(실적)를 쌓기 위해 2가지 두께의 태양광 실증 모듈을 제작해 동서발전 본사와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만남의 광장, 서(西)울주문화센터 광장 등 울산지역 3곳 이상에서 총 15㎾ 규모로 실증을 진행하기로 했다.

제품화가 중소기업의 매출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판로 개척도 돕는다. 연구개발품을 약 8억원 규모로 구매해 실증을 지원한다. 실증 이후에는 울산시와 협력해 자전거길, 폐선로 등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영문 동서발전 사장은 “노면형 태양광발전이 태양광 부지 문제를 극복하고 도심의 에너지 자립을 이끄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태양광, 해상풍력, 수소 등 에너지분야의 미래 신기술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해 탄소중립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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