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4일 14:3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큐리어스파트너스(이하 큐리어스)가 투자 2년만에 HSG성동조선(옛 성동조선해양)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민간자본이 중심이 된 성공적인 구조조정 첫 사례로 자리잡았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리어스는 HSG성동조선 보유자산을 전량 매각했다. 2020년 3월 총 1500억원을 투자한 뒤 만 2년만에 엑시트(Exit)다.
HSG성동조선이 속한 전방산업인 조선업이 호황 국면에 접어들며 큐리어스의 투자금 회수도 본격화 됐다. 최근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슈퍼사이클 예측이 나올 정도로 호황 국면에 들어서며 부활을 알리고 있다. HSG성동조선은 고부가가치 대형 선박에 강점이 있는 국내 대형 조선 3사의 대형 블록 외주 생산 기지화 전략을 채택하여 사업구조를 개편하였고, 삼성중공업으로부터 15척의 컨테이너선 반선(Half Ship) 건조 계약을 체결하고 제작에 착수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연말이 되면 HSG성동조선 공장 가동률은 9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에선 이번 큐리어스의 HSG성동조선 엑시트가 시장 중심 구조조정 모델이 성공적으로 작동한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다. HSG성동조선은 지난 10여년간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한 지원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하며 파산위기에 놓여왔지만, 민간 자본을 통해 새로운 사업구조를 갖추며 부활에 성공했다. 당시 파산위기의 HSG성동조선은 전체 670명 중 약 500여명이 28개월간 무급휴직에 돌입했지만 큐리어스의 투자 이후 2020년말 무급휴직자들이 전원 복직되기도 했다.
큐리어스는 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하는 기업구조혁신펀드가 출자한 블라인드 펀드 150억원을 마중물로 신규 조성 프로젝트 펀드 600억원, 인수금융 750억원 등 총 1500억원을 민간 자본으로 모집하여 투자를 집행했다. 투자자(LP)로 참여한 기관들들도 투자 차익에 따른 수익을 거두게 됐다.
조선업 관계자는 "PEF 투자 이후 공장 재가동이 이뤄지고 사내 하청업체 인력들이 증가하면서 HSG성동조선이 위치한 경상남도 통영시 안정공단도 활기를 띄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큐리어스는 HSG성동조선 투자로 IRR(내부수익률) 기준 30.3%를 달성하며 기업구조조정 투자로는 매우 우수한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HSG성동조선 엑시트를 완료함에 따라 동부그룹, 이랜드그룹에 이어 기업구조조정 관련 랜드마크성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또 하나의 트랙레코드를 추가하게 됐다. 큐리어스는 이러한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2021년 12월 1500억원 규모의 PDF(Private Debt Fund) 펀드를 신규 조성하는 등 기업구조조정 업계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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