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ICBM 도발…文 "김정은, 모라토리엄 파기" 강력 규탄

입력 2022-03-24 17:25   수정 2022-03-25 01:27


북한이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올 들어 12번째, 지난 9일 대선 이후 세 번째 무력시위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긴급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ICBM 발사 유예를 스스로 파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한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고각 발사(정상 각도보다 높여 쏘는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사 장소는 평양 순안비행장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주재한 NSC에서 “한반도와 지역,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북한이 긴장을 조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의 길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 교체기에 안보에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모든 대응 조치를 철저히 강구하라”며 “대통령 당선인 측과도 긴밀하게 협력하라”고 당부했다. 서주석 NSC 사무처장(국가안보실 1차장)은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한 정부 성명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촉구하는 우리 국민의 여망, 국제사회의 요구와 외교적 해결을 위한 유관국들의 노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군 안팎에서는 이번 미사일 발사가 신형 ICBM인 ‘화성-17형’ 시험 발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17형은 기존보다 직경과 길이가 커지고 다탄두(MIRV) 형상을 지녀 ‘괴물 ICBM’으로 불린다. 사거리는 1만3000㎞ 이상으로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든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인공위성 발사’를 내세워 ICBM 성능 시험 성격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후 16일에도 동일한 기종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지만 초기 공중 폭발로 발사에 실패했다. 당시 실패를 만회하는 동시에 신형 ICBM 추가 성능 시험을 하기 위해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군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 논란 등으로 어수선한 틈을 타 대비태세를 시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선 건 20일 평안남도 숙천에서 서해상으로 방사포(다연장 로켓포의 북한식 표현)를 네 발 발사한 지 나흘 만이다. 당시 방사포는 240㎜로 추정됐고, 탄도미사일은 아니었다.

한·미는 11일 북한의 두 차례 ICBM 성능 시험 발사와 관련한 평가 내용을 이례적으로 함께 공개했고, 미국은 추가 대북 제재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한·미는 이번 발사가 ICBM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사실상 ‘레드라인(임계점)’을 파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강경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북한은 2018년 4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간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실험과 ICBM 발사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김정은은 이후 지난 1월 “잠정 중지한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며 모라토리엄 파기를 예고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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