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괴물 ICBM' 화성-17형 쏜 듯…결국 모라토리엄 깼다

입력 2022-03-24 19:26   수정 2022-03-25 01:17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 4년 동안 유지해 온 핵실험과 ICBM 발사 중지(모라토리엄)를 파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5년 임기 동안 추진해 온 ‘한반도 운전자론’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향후 얼어붙은 대북 관계를 풀어야 할 숙제를 떠안게 됐다.
‘괴물 ICBM’ 발사한 듯
24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은 신형 ICBM인 ‘화성-17형’ 시험 발사인 것으로 추정된다. 화성-17형은 기존보다 직경과 길이가 커지고 다탄두(MIRV) 형상을 지녀 ‘괴물 ICBM’으로 불린다. 사거리는 1만3000㎞ 이상으로 미국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든다. 발사 장소는 평양 순안비행장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18년 4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간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실험과 ICBM 발사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김정은은 이후 지난 1월 “잠정 중지한 모든 활동을 재가동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며 모라토리엄 파기를 예고했다. 결국 올 들어 지속적인 도발을 거쳐 모라토리엄 파기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 12번째, 이달 9일 대선 이후 세 번째 무력시위다.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선 건 20일 평안남도 숙천에서 서해상으로 방사포(다연장 로켓포의 북한식 표현)를 네 발 발사한 지 나흘 만이다. 당시 방사포는 240㎜로 추정됐고, 탄도미사일은 아니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인공위성 발사’를 내세워 ICBM 성능 시험 성격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후 16일에도 동일한 기종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지만 초기 공중 폭발로 발사에 실패했다. 당시 실패를 만회하는 동시에 신형 ICBM 추가 성능 시험을 하기 위해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文 “모라토리엄 파기, 안보리 결의 위반”
문 대통령은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주재한 NSC에서 “북한이 약속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를 파기하는 것”이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될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한반도와 지역,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험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도발’로 규정하는 것조차 꺼려온 것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반응이었다.

한국과 미국은 11일 북한의 앞선 두 차례 ICBM 성능 시험 발사와 관련한 평가 내용을 이례적으로 함께 공개했지만 모라토리엄 파기로 규정짓지는 않았다. 동체는 신형 ICBM이었지만 준중거리미사일(MRBM)의 궤적을 나타낸 것으로 파악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강력 규탄에 나선 것은 청와대 이전과도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이전의 반대 근거로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따른 안보 불안을 꼽고 있기 때문이다.
美, 대북 제재 강화할까
문 대통령은 미국 등 우방 국가와의 긴밀한 공조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유관국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모든 대응 조치를 철저히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한·미·일 3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조치를 비롯한 단합된 대응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의 유선 협의를 통해 북한에 추가적인 긴장 고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미국 본토와 한국, 일본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대북 제재 강화 등 강경책을 쓸 가능성도 거론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강경 태세로 바뀔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대화가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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