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연구팀이 먹는 남성용 피임약 동물실험에서 99%의 효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팀이 쥐를 이용한 남성용 경구용 피임약 실험에서 부작용 없이 99%의 임신 예방 효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미국 화학학회(ACS)봄 회의에서 발표할 전망이다.
이제까지는 남성이 사용하는 피임 방법은 콘돔 착용과 정관절제술 정도에 불과했다. 이 중 정관절제술은 비용과 수술의 부담이 있으며 피임 효과 역시 100% 보장하기 어려웠다. 1960년대 여성 피임약이 개발된 이래 여성 피임 도구는 다양하게 개발됐지만 남성을 위한 피임 도구는
적었다. 남성용 피임약에 대한 연구가 수십년 간 진행되 왔으나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군다 게오르그 미네소타대 의약화학과 교수팀은 '레티노산 수용체(RAR)알파'라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았다. 체내에서 비타민A는 세포성장과 정자형성, 배아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레티노산 등으로 전환되는데, 이 기능을 수행하려면 RAR알파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알 노만과 게오르그 교수는 컴퓨터 모델을 활용해 RAR알파의 기능을 차단하는 화합물을 개발해 냈다.
연구팀이 RAR알파의 작용을 차단하는 화합물(YCT529)을 4주간 수컷 쥐에게 경구 투여하자 쥐의 정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특별히 관찰된 부작용은 없었으며 임신 예방에는 99%의 효과를 보였다. 투약을 중지한지 4~6주 후에는 쥐가 생식기능을 회복해 새끼를 한 번 더 낳았다.
게오르그 교수는 "유어초이스 테라퓨틱스(YCT)라는 회사와 협력해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인체 실험을 시작한다"면서 5년 이내 남성 경구용 피임약이 시장에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연구는 미국국립보건원과 비영리재단 남성피임이니셔티브(MCI)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
남성용 먹는 피임약이 출시되면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큰 여성용 피임약 사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성용 피임약은 호르몬을 사용해 월경주기를 방해하는 방식으로 여성의 체중 증가, 우울증, 심장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부작용이 대표적으로 있다.
연구를 지원한 MCI 측은 "남성 피임법이 선택 사항에 추가되면 남성과 여성이 적절한 피임 방식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택해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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