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물러나면서 완연한 봄이 오면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미세먼지는 한번 몸속에 들어가게 되면 자연적으로 배출되지 않고 그대로 축적돼 최대한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공기오염 물질은 입자의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이면 미세먼지(PM10), 입자의 크기가 2.5㎛ 이하이면 초미세먼지(PM2.5)라고 한다. 안전 기준치는 미세먼지가 30㎛/㎍/㎥, 초미세먼지는 20㎍/㎥이다.
스위스 공기질 감시·공기정화 업체가 발표한 117개국 6475개 도시의 지난해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54위를 기록했다. 순위가 낮을수록 대기 중 초미세먼지가 적다는 의미로 우리나라는 매년 조금씩 개선되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미세먼지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2019년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를 도입해 다른 계절에 비해 미세먼지가 농도가 높은 기간 범정부적 대응을 하고 있다.
미세먼지가 몸에 들어오게 되면 세포벽을 뚫고 혈액 속으로 침투한 뒤, 몸속을 순환하기 때문에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봄철에는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특히 호흡기 점막 자극해 폐 기능 감소로 인한 호흡곤란, 쌕쌕거림, 가슴 답답함, 천식 등의 증상이 발생하거나 기존 호흡기 질환이 악화할 수 있다.
심혈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호흡기를 통해 혈관 내로 흡수된 미세먼지는 체내 다양한 장기에 활성산소를 공급해 세포 노화를 촉진하며 염증 반응을 증가시켜 가슴 통증, 두근거림, 가슴 압박감, 호흡곤란 등 심혈관계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고혈압, 죽상경화증, 허혈성심질환 등 기저 질환을 악화시키거나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우리 신체 가장 밖에 있는 피부와 눈 역시 자극받아 피부 가려움, 피부 따가움, 피부 알레르기, 안구건조증, 알레르기 결막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미세먼지 민감군으로는 △고령, △심·뇌혈관질환자, △호흡기질환자, △알레르기질환자, △임산부, △어린이 등이며 미세먼지 노출 후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기침 등 호흡기 증상, 눈이나 피부 자극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에 내원해 진단받아야 한다.
김수형 대동병원 심장혈관센터 과장(순환기내과 전문의)은 “심혈관계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장시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급격히 혈압이 상승해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평소 기저질환 등 호흡기 문제로 호흡곤란이나 두통 등 이상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로부터 자신은 물론 가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매일 미세먼지의 농도를 체크하고 파악해서 미세 먼지의 농도가 높은 날에는 가능한 한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다.
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어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는 요인이기도 하기 때문에 외출 땐 피부를 보호하는 제품을 사용하고 외출 후엔 모공과 진정 성분을 이용해 민감해진 피부를 달래줘야 한다.
미세먼지에 가장 취약한 부위는 코리며 약국에서 코에 사용하는 식염수 스프레이를 이용하거나 유아용 콧물 흡입기를 이용해 빼내기도 한다.
이 외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을 많이 마시면 기관지 점막이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호흡기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기침과 가래 증상이 있다면 생강, 마늘, 꿀 등을 이용한 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반면 미세먼지 극성인 시기에 피해야 할 음식이 있다면 돼지고기가 있다. 일각에서는 돼지고기가 기관지에 붙은 미세 먼지를 씻어준다고 하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이야기가 아니다. 도리어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지용성 유해 물질의 체내 흡수를 높인다는 의견이 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삼겹살을 섭취하면 위장관으로 들어가고, 미세먼지는 기관지로 들어가기 때문에 완전히 경로가 다르다"라면서 "삼겹살이 미세먼지 속 일부 중금속 등 유해물질을 흡착시켜 배출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조언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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