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29일 06: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올해 들어 부동산금융회사들이 '포스트 코로나'를 앞두고 호텔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국내 여행이 보다 활발해질 것을 대비해 투자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텔 개발사업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금융회사들이 늘고 있다. 호텔이 아닌 다른 용도로 전환을 위한 매입이 아닌 관광·숙박업을 위한 투자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2020~2021년만 해도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며 장기간 누적된 운영 손실을 입은 호텔들이 시장에 매물로 등장했다. 이 호텔들은 디벨로퍼들에게 팔리며 호텔 외 주거·오피스로 용도변경되며 사라져 갔다.
그러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해외 입국자 대상으로 자가격리 면제가 가시화되면서 '엔데믹' 시대 호텔의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쏟아졌다. 글로벌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인 JLL은 지난 23일 보고서를 통해 해외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서울 등 저평가된 국내 호텔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준 JLL 호텔사업부 총괄이사는 "한류의 성장과 누적된 여행 수요로 국내 호텔 시장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국내 호텔시장은 세일앤리스백 및 지분 거래 등 다양한 투자 구조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B부동산신탁은 이달 중 동부산 오시리아 마티에 호텔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케이비부산오시리아호텔위탁관리리츠를 통해 부산 기장에 지어지고 있는 지하 2층~지상 26층, 연면적 2만8791㎡ 규모 호텔을 770억원에 매입했다. 이달 준공 예정이다. 호텔이 들어서는 오시리아 관광 단지는 부산 숙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오시리아 관광 단지에는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국립부산과학관, 동부산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케아 동부산점 등이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 아쿠아월드, 소더비 테마파크 등도 향후 들어설 계획이다.
이 사업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책임 임차 겸 투자한다. KTB투자증권도 리츠 우선주 1종 66만4000주(166억원)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에 참여한다. KB부동산신탁은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협력해 추가 호텔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강원도 양양 낙산해수욕장 인근 호텔 개발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강원도 강현면 전전리에 들어서는 생활형 숙박시설이다. KB부동산신탁이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방식으로 진행하고, 이수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총 29층 높이에 생활형 숙박시설 230실과 근린생활시설을 분양할 예정이다.
올해 4월에 착공과 분양이 시작되며 2024년 준공 계획이다. 위탁 운영사는 생활형 숙박시설 전문 위탁 운영사인 핸디즈다. 국내 유일한 에어비앤비 공식 파트너사다. 사업 부지는 강원도 동해안 일대 해수욕장 이용객이 20%에 달하는 낙산해수욕장 바로 앞이다. IB업계에서는 동해안 방문 숙박 수요를 잡을 수 있는 투자처로 판단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마스턴투자운용은 이미 지난해부터 호텔&리조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서울 남산 인근의 밀레니엄힐튼호텔을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마쳤다. 2027년까지 서울역과 남산의 위상에 어울리는 랜드마크급 오피스·호텔 복합시설(연면적 약 26만㎡)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마스턴투자운용은 강원 양양군 송전해변에 오는 2024년을 목표로 비치 리조트 '카펠라 양양'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직접 개발사업을 진행한다. 연면적 약 13만2000여㎡ 규모에 총 261실로 설계된다. 카펠라 양양은 카펠라 호텔그룹이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럭셔리 리조트다.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에 한화건설이 선정됐으며, 미래에셋증권은 금융주선을 통해 자금조달을 책임진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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