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때론 '나만의 고집'이 세상을 바꾼다

입력 2022-03-25 17:32   수정 2022-03-26 00:18

인류는 팬데믹, 전쟁, 지구온난화 등 다양하고도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런 위협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 결론은 인간의 행동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가 인간을 대신해 결정할 수 없고, 결론을 바꿀 수도 없다.

《프레임의 힘》은 인간이 행동방식을 결정하는 다양한 요인 중 가장 중요한 ‘프레임’에 대해 소개한다. 어떤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에 따라 인간은 새로운 시대의 난제를 해결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미국 저널리스트 케네스 쿠키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빅토어 마이어 쇤베르거, 독일 유럽경영기술대학원 교수 프랑시스 드 베리쿠르가 함께 썼다.

프레임은 문제를 정의해서 접근방식을 설계하고,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인간의 능력을 말한다. 그 덕분에 새롭고 돌발적인 상황에 맞닥뜨려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프레임은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되기도 한다. 자본주의자의 프레임으로 보면 모든 곳에 상업적인 기회가 있고, 공산주의자의 프레임으로 보면 모든 것이 계급투쟁으로 이어진다. 기업가는 열대 우림에서 값비싼 목재를 보고, 환경운동가는 인류의 장기적 생존에 필수적인 ‘지구의 허파’를 본다.

기업이 하는 일과 결과에도 프레임이 큰 영향을 미친다.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출시한 2008년 세계 휴대폰 시장은 노키아가 장악하고 있었다. 당시 노키아의 프레임에선 휴대폰은 작아야 하고 판매가격도 낮아야 했다. 하지만 애플은 비싸더라도 기능이 많은 휴대폰을 내놓아야 한다고 봤다. 결국 애플의 프레임이 소비자의 욕구에 더 맞았고, 아이폰이 시장을 장악했다.

최고의 혁신가는 자신이 가진 프레임의 힘과 한계를 함께 인식하고 행동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구글의 래리 페이지는 모두 고집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견해와 충돌하는 다른 대안도 적극 모색했다.

프레임의 재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 저자들은 “프레임 재구성의 출발점은 프레임 전환을 시도할 때 마주하게 되는 어려움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선 항상 갖고 있던 친숙한 프레임에서 벗어날 준비를 해야 한다. 프레임 재구성에 가장 적합한 때가 언제인지도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프레임이 무엇인지도 적극 모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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