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는 25일 ‘전날 미사일이 화성-17형이 맞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오늘 아침 북한이 공개보도를 통해 신형 화성-17형이라고 보도한 것에 대해 한·미 정보당국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밀 분석 중”이라고 답했다.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전날 실제로는 기존 ICBM인 ‘화성-15형’을 쐈지만 전에 ‘화성-17형’을 발사할 때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 발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지난달 28일, 이달 10일, 16일 발사한 세 차례의 ‘화성-17형’ 관련 성능시험 발사 중 한 차례 사진으로 눈속임을 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미 군 당국은 실제로 전날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화성-15형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나타난 날씨와 미사일을 발사한 시각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의 날씨가 다른 점이 이 같은 판단의 근거가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전날 오후 2시24분께 흐린 날씨 속에 ICBM을 발사했는데, 북한이 이날 공개한 발사 직후를 찍은 사진 중에는 맑은 날씨로 추정되는 사진도 있었다. 북한이 지난 16일 화성-17형 발사 실패 후 불과 8일 만에 최대성능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것도 신뢰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있다. 북한이 2020년 열병식에서 화성-17형을 최초 공개할 당시 4기가 식별됐는데, 3기가 이미 발사됐다는 점에서 나머지 1기는 북한이 다음달 김일성 생일(태양절) 110주년 등 주요 정치적 행사를 계기로 발사하기 위해 남겨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이번에 탐지된 미사일의 제원은 북한이 2017년 11월 발사한 화성-15형과 큰 차이를 보였다는 점이다. 군당국은 북한의 화성-15형 발사 당시 정점고도 4475㎞, 비행 거리 950㎞로 탐지했는데, 이번 ICBM은 고도와 비행거리가 각각 6200㎞ 이상, 약 1080㎞로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군당국의 이 같은 추론에 더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김정은 이름을 넣고 김정은이 직접 참관하는 이른바 ‘1호 행사’에서 그렇게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화성-17형이 아니었다면 자신들이 개량형이라고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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