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미 테크 기업 규제 '디지털 마켓 법안(DMA)' 제정 합의

입력 2022-03-25 21:09   수정 2022-03-25 21:3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럽 의회와 EU(유럽연합) 회원국들이 24일(현지시간) 미국의 테크 거인들을 규제할 역사적인 반독점 ‘디지털 마켓 법안’(Digital Markets Act, DMA) 제정에 합의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이 법은 기술 거인 기업들이 작은 경쟁자들에게 해를 끼치기 위해 시장 지위를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법을 위반하는 이른바 ‘게이트 키퍼’(gatekeepers)들은 글로벌 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할 경우 벌금은 20%로 늘어난다.

이 법안은 미국의 테크 거인들이 사업 모델을 재구성하도록 하는 새로운 독점금지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빠르면 10월에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CNBC는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메타, 애플, 아마존, 구글 등의 실적과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마켓 법안은 이른바 ‘게이트 키퍼’라고 불리는 테크 기업들에 적용된다. 시가총액 최소 750억 유로(830억 달러) 또는 최근 3년동안 EU내 연간 매출액 75억 유로 이상의 기업이 대상이다. 또 EU내 월간 사용자 수 최소 4,500만 명 또는 1만명의 비즈니스 사용자를 가져야 한다.
마그레테 베스타거(Margrethe Vestager) EU 경쟁 수석대표는 이 법안이 오는 10월경 발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DMA를 은행, 에너지 및 통신 부문에서 역사적인 반독점 개혁에 비유했다.

이 법안이 발효되면 게이트 키퍼 기업들은 사용자가 장치를 설정할 때 구글의 크롬 웹 브라우저와 같은 중요한 소프트웨어를 기본옵션으로 설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우선권을 부여하는 것도 금지된다. 이와 함께 게이트 키퍼는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 간에 상호 운용성이나 서로 다른 앱이 서로 작업할 수 있는 기능을 확인해야 한다. 즉 애플의 아이 메시지, 메타의 페이스북 메신저 또는 왓츠앱과 데이터를 교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메타가 반복적으로 이 법을 위반해 20%의 벌금을 부과받을 경우 벌금액이 230억 달러에 이른다고 CNBC는 전했다.

대형 인터넷 회사들은 그동안 사용자가 다른 경쟁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폐쇄된 시스템을 운영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강현철 객원기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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