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보행자가 많지 않고 차량 소통이 비교적 원활한 한강교량 등 20개 구간의 제한속도를 시속 50㎞에서 60㎞로 상향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완화 구간은 총 26.9㎞ 길이로 △한남, 성산, 양화, 반포, 성수, 영동대교 등 한강교량 17개 구간 △헌릉로 내곡나들목(IC)~위례터널 입구, 도림천고가, 보라매고가 등 일반도로 3개 구간이다. 모두 보도가 없어 보행자가 접근하기 어렵거나 밀도가 낮아 속도를 상향해도 안전사고 위험이 적은 곳이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모든 도로에 일괄 적용되던 속도제한 조치에 시민 불만이 높았던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안전속도5030’은 보행자 교통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도시 간선도로는 시속 50㎞, 주택가와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등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제한속도를 낮춘 정책이다. 서울시가 2020년 12월부터 이 정책을 도입했고, 지난해 4월부터는 전국에서 전면 시행 중이다.
시는 다음달 중순까지 교통안전표지·노면 표시 등의 교통안전시설 설치 공사를 마무리하고, 공사가 마무리되는 구간부터 바로 제한속도를 상향할 방침이다.
다만 한강교량 중 자동차 전용 도로인 청담대교(제한속도 시속 80㎞)와 잠수교, 광진교, 잠실철교 측도(제한속도 시속 40㎞ 이하) 등은 기존의 제한속도가 유지된다. 향후 서울시는 보행자 통행이 없거나 한산해 교통사고 위험이 적은 구간을 추가 발굴해 서울경찰청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제한속도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안전속도5030’ 규제 완화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생활밀착형 공약 중 하나다. 윤 당선인 측은 보행자 통행이 불가능한 도로 등 속도 제한이 불필요한 경우엔 시속 60㎞로 속도를 상향하겠다고 내건 바 있다.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속도 완화 조치가 잇따를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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