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25일 기준 연 2.488%까지 치솟았다. 그럼에도 성장주는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가파른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경우 다시 성장하는 기업이 귀해지고, 이는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은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4.0%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 국채시장에서 10년물 금리와 2년물 금리 차는 작년 말 80bp(1bp=0.01%포인트)에서 현재 20bp 수준으로 낮아졌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 전조 신호 중 하나로 꼽힌다. 금리 인상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리스크까지 맞물리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성장이 희귀한 국면에 접어들자 성장주에 자금이 몰리게 된 것이다.
이 시기 주목받는 것은 ‘구조적 성장주’다. 실적은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래에 대한 꿈만으로 상승하는 성장주가 아니라 경기침체기에도 가시적인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기업들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지난 한 주간 각각 6.55%, 1.08%, 4.68% 올랐다.
눈높이가 낮아진 상황에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주가는 급반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한 주간 14.9%,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7.3%, 3.3% 상승했다. 규제에 대한 우려로 조정을 받았던 플랫폼 기업들은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밖에 낙폭 과대 성장주로 게임, 메타버스, 바이오, 비메모리 업종에 주목했다.
성장주의 반등이 일시적일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국내주식투자팀장은 “4월은 소외됐던 성장주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될 것”이라며 “변곡점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 전쟁이 종료된다면 성장주에 유리한 금융환경이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