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이 ‘화성-17형’이라 주장하는 ICBM 개발에 앞장선 국방부문 관계자들과 만나 “우리는 계속해 우리의 국방건설 목표를 점령해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누구도 멈춰 세울 수 없는 가공할 공격력, 압도적인 군사력을 갖춰야 전쟁을 방지하고 국가의 안전을 담보하며 온갖 제국주의자들의 위협 공갈을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다”이라며 계속해서 고강도 도발을 이어나갈 것을 시사했다.
‘전략적 힘’을 강조하며 우회적으로 핵 개발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정은은 “더욱 확고하고 더욱 완비되고 더욱 강해진 전략적 힘, 절대적인 힘으로 우리 조국과 인민의 안전과 미래를 지킬 우리 당의 강력한 국방력 건설 의지를 다시금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고, 반드시 강해서 그 어떤 위협도 받지 말고 평화를 수호하고 사회주의건설을 다그쳐나가며 후대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복구하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정은은 “나라의 핵전쟁억제력을 다지는 필수불가결의 성업을 무조건적이며 절대적으로 지지성원해준 전체 인민의 믿음과 열렬한 조국애가 없었다면 오늘의 이 경이적인 주체적 국방발전상을 생각할 수 없다”며 미국과의 핵 균형을 시사했다. 이어 “혹독한 고생과 시련을 각오하면서도 추호의 흔들림 없이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고 무엇으로 살 수도 없는 진정한 자위의 힘, 절대적인 힘을 자기 손으로 건설하고 힘있게 틀어쥔 위대한 우리 인민에게 열렬한 축하와 모든 영광을 삼가 드린다”며 주민들에게 감사도 표시했다.
이날 기념촬영에는 지난 24일 ICBM 발사 현장에서 김정은을 수행했던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이 함께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촬영 후에는 연회도 마련됐다.
군 당국은 지난 24일 북한이 발사한 ICBM이 신형인 ‘화성-17형’이 아닌 ‘화성-15형’으로 잠정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다양한 출처의 정보와 정황을 기반으로 한·미가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화성-15형이라고 햐도 고도와 비행시간이 늘어난 점으로 미뤄볼 때 사정거리가 늘었다’는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반드시 그렇지 않다”며 “탄두 중량에 따라선 얼마든지 조정 가능하다”고 말했다. 탄두 중량을 줄여 비행거리를 늘린 뒤 화성-17형과 유사한 궤적을 구현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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