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멤버십 회원이 유지될지 주목된다. 오는 6월부터 기존 회원의 '와우 멤버십' 이용 가격을 인상하기로 해서다.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나 쿠팡 플레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적극 이용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선 4990원도 감내할만한 수준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가격 인상 폭이 너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6월10일부터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 멤버십 요금을 월 2900원에서 월 4990원으로 약 72% 인상한다.
멤버십 가격 인상과 관련한 반응은 소비 성향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났다.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빠른 배송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만큼 쿠팡만한 대체재가 없다는 반응이다.
회사원 서모씨(35)는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가 쿠팡에서 구매하는 품목은 대부분 분유와 기저귀일 것"이라며 "자주 사야 하는 물건인데 일 끝나고 매장에서 사려면 여의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4990원으로 가격 인상된 게 너무 큰 폭의 인상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면서도 "이 가격을 내고서도 해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다섯 살 아이를 키우는 황모씨(39) 역시 "멤버십 이용 가격 상승 폭이 너무 크다는 생각도 들고, 애초에 기존회원은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했다가 올리겠다고 번복하니 당황스럽다"라면서도 "아주 무리한 가격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일반적으로 반품 시 왕복 택배비가 건당 5000~6000원 드는 걸 고려하면 아주 무리한 가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쿠팡은 작년 12월 신규 회원을 대상으로 월 멤버십 가격을 4990원으로 적용했다. 당시 신규 회원에게만 이 가격을 적용하고 기존회원의 멤버십 이용료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이 제공하고 있는 OTT인 쿠팡플레이에 대한 만족도 역시 가격 인상과 관련한 평가를 갈랐다.
평소 스포츠 중계 등 쿠팡플레이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한다는 신모씨(33)는 "가격이 오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전날 주문해서 다음 날 바로 받는 쿠팡 서비스에 익숙해지다 보니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며 "가격이 올라도 쿠팡플레이 이용요금까지 고려하면 거부감이 상쇄된다"고 평가했다.
쿠팡플레이 이용 횟수가 적은 소비자의 반응은 달랐다. 이모씨(31)는 "OTT의 경쟁력은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생각하는데 SNL코리아을 제외하곤 쿠팡플레이에는 별다른 콘텐츠가 없다"며 "멤버십에서 OTT 이용 여부를 옵션으로 넣어 가격을 저렴하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쿠팡 와우 멤버십은 2019년 쿠팡이 론칭한 유료 멤버십 서비스다. 쿠팡은 유료 회원들을 대상으로 △무료배송 △당일·익일 도착 서비스 △30일 무료반품 혜택 △쿠팡플레이 이용권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쿠팡의 이번 멤버십 이용료 인상은 수익 제고를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쿠팡은 지난해 22조2000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액을 올렸지만, 순손실 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멤버십 이용료 인상으로 쿠팡은 월 180억원의 추가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유통업체가 선보이는 멤버십 서비스가 쿠팡 와우 멤버십의 대체재가 될지도 주목된다. 서울과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대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마켓컬리는 월 4500원의 유료서비스 '컬리패스'를 운영하고 있다. 컬리패스 회원은 1만5000원 이상 주문하면 무료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일반 소비자는 4만원 이상을 구매해야 무료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SG닷컴도 올해 상반기 중 유료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SSG닷컴은 △무료배송 △스타벅스 별 적립혜택 △이마트 상품권 제공 △OTT이용 지원 등의 혜택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마켓컬리의 경우 식품을 위주로 판매하는 곳이다 보니 쿠팡의 대체재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SSG닷컴 멤버십 서비스는 나름 대체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일정한 혜택을 주면서 다달이 결제하도록 하는 멤버십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를 록인(lock in·다른 서비스로의 이탈을 막는 것)해 단골 고객을 만드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며 "각 업체가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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