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비트에 따르면 질리카는 26~27일 이틀간 58.2원에서 153.0원으로 162.8% 급등했다. 이후 하락하면서 이날엔 130원 밑으로 내려갔다. 아크는 이날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1315원에서 2065원으로 57.0% 올랐다가 다시 20%가량 떨어졌다. 제로엑스 역시 27일 하루 동안 760원에서 1125원으로 올랐다가 752원까지 내려가면서 급등락을 반복했다.
투기 심리가 작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는 관측이다. 이날 기준 업비트 공포·탐욕지수는 65.04로 ‘탐욕’ 단계로 올라섰다. 전날에는 65.51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로 뛰었다. 업비트 공포·탐욕지수는 두나무가 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과 거래량 데이터를 기초로 투자 심리를 나타내기 위해 만든 지표다. 60 이상이면 탐욕, 60~40은 중립, 40 이하는 공포 단계를 뜻한다.
이 지수는 지난 1월만 해도 37.23으로 공포 단계였다. 권용진 비브릭 이사는 “암호화폐와 동조화된 주식시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투자심리가 살아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람들의 대체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비트코인 대신 비트코인과 연동된 알트코인에 고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몰리며 이상 폭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거래소도 이런 코인들에 대해 경고음을 내고 있다. 코빗은 질리카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앞으로 72시간 동안 다시 50% 이상 등락하면 투자 유의 종목으로 유지되며 반복되면 상장 폐지를 검토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암호화폐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업 실적이나 거시 경제 여건 등에 따라 움직이는 주식시장과 달리 투자 심리에 의존하는 암호화폐의 경우 가벼운 이벤트에도 등락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나고 있어서다. 백훈종 샌드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아직 실행되기 어려운 로드맵이 발표될 때마다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작전주’의 성격이 짙은 암호화폐들이 있다”며 “이벤트만 볼 게 아니라 수급 여건 등 여러 동향을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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